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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설기현 허정무팀 합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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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다음 달 5일 호주와 평가전을 앞두고 프로축구연맹과 차출 논란에 휩싸였던 허정무팀이 심사숙고 끝에 23명을 추려내고 27일 확정, 발표했다.

국내파 차출이 힘들 경우를 대비해 15명의 해외파에게 총동원령을 내렸던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이들 중 10명을 발탁했다. 기대를 모았던 차두리(29·독일 프라이부르크)가 소속팀 사정으로 빠진 가운데 새 얼굴로는 김남일(32·일본 고베)과 설기현(30·잉글랜드 풀럼) 등 두 명만이 살아남았다. 허 감독은 안정환(33·중국 다롄), 조재진(28·일본 감바) 등을 뽑지 않는 대신 이들에게 우선 기회를 줬다. 대표팀에 경험을 심고, 새로운 경쟁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허정무팀 출범 이후 대표팀 주장을 맡았던 김남일은 지난해 9월 북한전 이후 허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전성기 때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비판에다 거듭되는 대표팀의 부진 속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대표팀에 발탁될 수 있다면 벤치라도 좋다”며 백의종군의 각오를 밝힌 김남일은 소속팀에서 요즘 날카로운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허벅지 부상으로 3개월간 재활하다 지난 2일 복귀한 그는 4경기를 풀타임 소화하며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7경기 연속 승수를 쌓지 못하던 고베는 김남일 복귀 후 3승1무를 달리며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남일이 살아남으려면 기성용(20·서울)-김정우(27·성남)로 짜인 중앙 미드필드 라인을 능가하는 노련미를 증명해 보여야 한다. “너무 얌전히 볼을 찬다”고 비판 받던 젊은 피 조합과 달리 상대 공격을 미연에 차단하는 ‘진공청소기’의 위력을 보여줘야 한다. 전임 주장인 김남일이 복귀하면 현 주장 박지성 체제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허 감독은 “당연히 대표팀 주장은 박지성이다. 김남일은 팀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 선수라 별 걱정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설기현은 지난해 6월 북한과 있은 남아공 월드컵 3차 예선 이후 대표팀에서 멀어졌다. 당시 소속팀(풀럼)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던 그는 실전 감각이 확연히 떨어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알힐랄 임대 후 올 시즌 풀럼에 복귀한 설기현의 처지는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여전히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많다. 허 감독은 “설기현이 실전 감각이 무뎌진 것이 걱정이지만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겠다”며 “설기현의 재능은 월드컵 본선에서 긴요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설기현은 우선 염기훈(울산)·김치우(서울) 등과의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최원창 기자

◆호주전 대표팀 명단(23명)

▶GK=이운재(수원) 김영광(울산) 정성룡(성남)▶DF=이영표(알 힐랄) 김동진(제니트) 오범석(울산) 이정수(교토) 강민수 조용형(이상 제주) 김형일(포항) 조원희(위건)▶MF=박지성(맨유) 김남일(고베) 기성용 김치우(이상 서울) 이청용(볼턴) 염기훈(울산) 김정우(성남) 이승현(부산)▶FW=이동국(전북) 박주영(AS모나코) 이근호(이와타) 설기현(풀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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