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은행권 예대금리차 줄이기 해법찾기 진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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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대통령이 나서서 은행 예대마진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 이 너무 크다고 지적하자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당국과 은행권의 입장차가 커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예대마진 얼마나 되나 =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잔액기준 평균 대출금리는 12.71%이고 예금금리는 8.54%로 금리차가 4.17%포인트다.

신규 대출.예금만 따지면 무려 4.51%에 이른다. 대출금리 보다 예금금리 하락폭이 컸기 때문이다. 이같은 예대마진은 절대수준으로 보면 미국 (4.62%P) 과 비슷하지만 일본 (0.91%P).대만 (2.89%P)에 비해서는 훨씬 크다.

그러나 예금금리와 비교한 상대수준으로는 한국이 예금금리의 33%로 ▶미국 1백5% ▶일본 64% ▶대만 54%에 비해 훨씬 작다.

◇ 예대마진 적정한가 = 지난해 예대마진은 연평균 3.89%포인트에 달할 것으로 한은은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은 단순히 금리차만 보지 말고 경비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비는 크게 여수신 업무에 들어간 인건비와 대출해줬다가 떼인 돈으로 나뉜다. 인건비는 지난해 구조조정으로 줄었지만 대출했다 못받은 대손금이 급증, 대손율이 97년 1.22%에서 지난해 1~9월사이엔 3.24%로 세배 가까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비를 감안한 실질 예대마진은 - 1.17%포인트로 오히려 은행이 역마진을 보고 있다는게 한은의 분석이다.

◇ 예대마진 줄일 방안은 있나 = 은행권은 가만히 둬도 예대마진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란 입장이다.

작년초 12% 이상으로 받아놓은 고금리 예금의 비중이 지난해 8월 전체 예금의 40%에서 올 6월말께는 10%이하로 떨어지기 때문에 대출금리도 1.5%포인트 안팎 낮출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정부는 대출금리 인하 시기를 앞당겨야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한은의 환매조건부채권금리 (RP) 를 추가로 낮춰 시중 실세금리가 떨어지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예금금리를 낮출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은행권에선 예금금리 인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안그래도 최근 투신사 수익증권과 금리격차 때문에 예금을 빼앗기고 있는 마당에 예금금리를 낮추면 자금 이탈이 더 늘어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정경민.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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