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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갈매기 3중살' 짜릿한 뒤집기로 징크스 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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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 현대-SK의 문학경기. 4회말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된 SK 이호준(右)이 심판에게 세이프라는 몸짓을 하고 있다. [인천=연합]

프로야구 두산의 김경문 감독은 11일 '천적' 롯데와의 마산 경기에서 초강수를 뒀다. 1-1이던 2회말 수비 때 선발 포수 홍성흔을 빼고 강인권을 넣은 것. 경기 중 포수 교체는 투수를 흔들 수 있어 위험하다. 그러나 잭슨 라이온에게 솔로홈런을 맞은 뒤에도 연속안타를 내준 투수 리드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김 감독은 교체를 단행했다. 홍성흔(0.299)과 강인권(0.244)의 타율을 떠올려 보면 김 감독이 얼마나 독한 마음을 먹었는지 알 수 있다. 이런 비장함이 전해진 덕분일까. 두산 수비는 무사 1, 2루의 위기에서 롯데 김승관의 3루수 앞 땅볼을 삼중살로 처리해냈다. 시즌 1호로 국내에서는 그간 여덟번밖에 없었던 호수비였다.

두산은 3-3이던 9회초에는 2사 후에 볼넷.실책.안타로 단숨에 2점을 뽑아 5-3으로 역전승, 4연패 탈출과 동시에 유난히 롯데에 약한 '갈매기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지난해 챔피언 현대와 롯데에만 시즌 상대 전적에서 뒤지고 있는 두산은 이날 승리로 롯데와의 격차를 1승으로 줄였다. 8승9패. 2회 호수비 이후에도 두산은 조금씩 흔들렸다. 롯데 타선은 4회와 5회에도 1점씩을 뽑으며 앞서갔다. 오히려 4회 무사 만루의 기회에서도 단 1점밖에 올리지 못한 롯데에 감사해야 했을 정도. 그러나 5연패 위기에 몰리자 두산 선수들은 다시 한번 정신을 가다듬었다.

두산은 7회와 8회 임경완.가득염.노장진 등 롯데의 중간 계투가 흔들리는 틈을 타 1점씩 뽑아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9회 2사 이후에 기적을 연출했다. 볼넷을 고른 최경환이 알칸트라의 내야 땅볼을 잡은 롯데 3루수 이대호가 악송구한 순간 1루부터 홈까지 전력 질주, 몸을 던지는 허슬플레이로 경기를 뒤집었다. 그리고 2사 1, 3루 기회에서 강인권이 중전 적시타로 1점을 보태 승부를 갈랐다.

대구에선 배영수의 완투를 앞세운 삼성이 기아를 7-2로 꺾고 3연승, 1위를 지켰다. 배영수는 11승으로 다승 공동 선두에 올랐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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