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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고 캐고 느끼는' 여행 뜬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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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미리 그려보는 여행상품 기상도. 여행계는 올해 어떤 여행상품으로 여행자의 환상을 채워줄 것인가.

여행사.답체단체 등에 따르면 '수확형.체험형.명상형' 여행자가 늘어나고 해외여행은 항공좌석확보.현지안내가 확실한 '보장형' 이 유행할 전망이다.

해돋이.낙조.새벽예불 등은 주요 여행테마는 아니지만 여행의 재미를 더해주는 '양념' 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수확형' 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기를 끌 여행아이템으로 산나물캐기.조개잡이.밤줍기.고구마캐기 등의 여행상품이 마련돼 있다. 씨티항공 정해진 사장은 "수확형은 불황과 연관이 깊다.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생긴 허전함을 수확의 기쁨으로 상쇄할 수 있기 때문" 이라고 설명한다.

'체험형' 에는 죽염만들기.도자기빚기.차만들기.된장담그기 등이 속한다. 그동안의 여행이 주위의 풍광을 감상하는 '증명사진식' 이었다면 체험형은 자신이 직접 제작현장에 참여해 주인공이 되는 여행유형. 겨레문화답사연합의 강임산씨는 "종전의 여행이 눈으로만 즐기는 여행이었다면 체험형은 손까지도 재미를 보는 전신형이다" 고 말했다.

'명상형' 은 지난해 여름에 열린 산사 수련회를 통해 그 성가가 입증된 여행. 송광사에서 개최됐던 수련회에는 예상인원 6백명을 훨씬 넘는 1천5백명이 신청해 사찰이 양해를 구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에 따라 송광사.통도사.대흥사.직지사.월정사 등에서는 올해도 산사수련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천주교 카톨릭역사순례회에서도 '한국속의 베들레헴 찾기' 를 주제로 매월 성지순례를 계획하고 있어 명상형 여행은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보장형' 은 예비 신혼부부를 겨냥한 해외여행 아이템.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붙기 시작한 허니문은 넘치는 수요에도 불구하고 항공좌석 부족으로 손님을 놓치는 일이 많았다.

또 신혼여행자가 여행대금을 지불한 여행사와 현지안내여행사가 각각 별개인 상황에서 현지안내여행사가 쇼핑 등 옵션강요, 팁요구 등을 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많았던 것이 사실. 이에 따라 전세기를 띄워 항공좌석을 확보하고 현지에 지사를 세우려는 여행사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투어의 경우 올 하반기 신혼여행자를 위한 전세기를 띄우고 괌.사이판등에 지사를 차릴 계획이다. 하나투어 박상환 사장은 "그동안 해외여행은 항공편만이 확실할 뿐 현지숙박.안내는 본사의 손길이 못 미치는 경우도 있었다. 이제는 여행사가 출발에서 도착까지 전과정을 책임져야한다." 고 강조한다.

기차여행도 여행계의 주목을 받는 다크호스. 지난해 12월13일 첫 기적을 올린 '환상선 눈꽃 순환열차' 는 1월말까지 2만명의 승객을 확보했다.

여행 전문가들은 봄철 섬진강과 순천의 장터를 무대로 철도청이 운행할 계획인 '남도테마열차' 도 폭발적인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한다.

'답사여행' 은 최근 가족여행으로 전환하고 있는 여행분야. 80년대 중반 학문연구.우리사랑 차원에서 시작된 답사여행은 여성중심의 여행형태를 거쳐 이제는 가족중심의 여행으로 자리를 잡았다.

답사전문가들은 교육부가 지난해부터 학교.학년단위의 소풍대신 반별로 독특한 주제를 정한 소풍을 권장하고 있는 것도 답사여행의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송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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