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환위기 재발땐 일본, 50억불 즉시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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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국과 일본 정부는 한국이 다시 외환위기에 처할 경우 50억달러 규모의 일본 대장성 보유달러를 즉각 들여올 수 있는 달러지원계획에 합의했다.

달러지원은 한국은행의 원화자금과 일본 대장성 보유 달러자금을 서로 맞바꾸는 스와프 (SWAP)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번 합의는 일본이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아시아 각국에 3백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내놓은 이른바 '미야자와 플랜' 에 대해 우리 정부가 실행방안을 제시하면서 성사된 것이다.

독일 푸랑크프르크에서 열린 제2차 아시아.유럽 재무장관회의에 참석 중인 이규성 (李揆成) 재정경제부 장관은 15일 현지에서 미야자와 기이치 (宮澤喜一) 일본 대장상과 회담을 갖고 이같은 계획에 공식 합의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4백90억달러 규모의 가용외환보유고와 별도로 ▶이번 미야자와플랜 자금 50억달러 ▶일본 수출입은행이 약속한 20억달러 ▶세계은행이 제공할 30억달러 등 1백억달러의 예비외환을 확보해두게 됐다.

이번에 합의한 스와프계약은 한국이 외화유동성 부족 사태에 직면할 경우 한은이 50억달러 상당의 원화자금을 일본은행에 넘기고, 일본은행은 대장성 보유 달러자금 50억달러를 한국은행 계좌로 송금한다는 내용이다.

수수료는 없으며 이자는 실제 자금인출기간에 한해 국제통화기금 (IMF) 의 긴급보완금융 (SRF) 이자 수준보다 약간 낮게 설정될 예정이다.

김용덕 (金容德)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은 "향후 우리 경제의 국제신인도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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