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올림픽 D-1] 성화, 신들의 품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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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올림픽을 밝힐 성화가 11일 오후(한국시간) 드디어 아테네에 입성했다.

▶ 올림픽 개막을 사흘 앞둔 10일 밤(현지시간) 아테네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최종리허설에서 출연자들이 오륜기가 에게해에서 솟아 오르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아테네=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전날 아테네에서 북동쪽으로 40㎞쯤 떨어진 마라톤 평원에서 하룻밤을 보낸 성화는 현지시간으로 11일 오전 8시 마라톤시의 크리스토스 바르바스 시장이 첫번째 주자로 출발, 아테네를 향한 전진을 계속했다. 마라톤 경기를 탄생시켰던 올림픽 마라톤 코스를 달린 성화는 아테네 시내 중심가인 메소기엔을 통과한 뒤 북쪽으로 틀어 올림픽 선수촌과 주변 훈련장을 돌았다. 각국 선수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은 성화는 시 외곽을 돌아 남서쪽 피레우스 항구에 도착, 아테네에서의 첫 밤을 보냈다.

▶ 크리스토스 바르바스 마라톤 시장이 아테네로 향하는 성화를 첫번째로 봉송하고 있다. [마라톤=사진공동취재팀]

아테네 시민들은 시내 곳곳에서 전 세계 26개국 34개 도시를 돌아온 성화를 환호와 박수로 따뜻하게 맞았다. 도라 바코야니 아테네 시장은 "그리스인의 위대한 유산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 세계인의 화합과 평화에 기여하자"고 말했다.

108년 전 아테네에서 제1회 근대 올림픽이 열렸으나 성화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시작됐다.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채화된 올림픽 성화가 아테네 땅을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월 25일 올림피아에서 채화된 성화는 6월 2일 그리스를 출발해 서울 등 역대 올림픽 개최지는 물론 아프리카와 남미까지 돌아 전 세계인이 올림픽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를 만들었다.

성화는 12일 아테네 중심의 아크로폴리스에서 마지막 밤을 보낸 뒤 13일 올림픽 메인스타디움에 안착하게 된다.

한편 육상.여자핸드볼.탁구.유도.역도 등 5개 종목 69명으로 구성된 한국 선수단 2진은 이날 오후 아테네에 들어와 본진과 합류했다. 여자 마라톤 에이스 함봉실(30)을 포함한 19명의 북한 선수단 2진도 아테네 공항에 도착한 뒤 곧바로 선수촌에 입촌했다.

남북 선수단은 12일 첫 합동훈련을 한다. 종목은 91년 지바 세계선수권 때 첫 단일팀을 이뤄 금메달을 따낸 탁구. 한국의 남자간판 유승민과 여자 에이스 이은실(이상 삼성생명) 등 한국 대표선수 9명은 북한의 여자 에이스 김현희와 김향미, 남자선수 오일 등과 갈라치 올림픽홀에서 간단한 연습게임을 한 뒤 대회 정보도 교환할 예정이다. 여자팀 현정화 코치는 "탁구가 맨 먼저 북한 선수들과 공식 합동훈련을 한다는 소식을 들으니 가슴이 벅차다. 지바 대회 때 복식 파트너였던 (이)분희 언니가 임원으로 참가할지 모르지만 북한 선수들과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아테네=특별취재팀

***아테네 올림픽 특별취재팀
◆스포츠부=허진석 차장.성백유.정영재.김종문 기자
◆사진부=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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