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들 문학작품 속 무대 관광지 조성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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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시나 소설 등 문학작품 속의 무대가 잇따라 관광지로 조성되고 있다.

지자체들이 앞다퉈 작품 속의 거리를 탐방코스로 만들고 작가의 고향을 공원으로 꾸미고 있는 것. 이같은 사업은 학생들에게 산 교육장 역할과 함께 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톡톡히 할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남원시는 사매면노봉리에서 서도역까지 2㎞구간을 '혼불의 거리' 로 조성 중이다.

이 곳은 지난해 말 작고한 최명희 (崔明姬) 씨의 고향이자 그녀가 필생의 역작으로 남긴 대하소설 '혼불' 의 무대. 시는 이곳에 작가의 생가와 소설 속 종갓집을 복원하는 한편 유래.지명 등을 기록한 안내판을 설치하고 춘향전의 무대 '오리정' 과 지역 3.1운동 발상지인 덕과면율천리, 영화 '서편제' 의 촬영지인 오수시장을 연결하는 문화탐방 코스로 꾸밀 예정이다.

전주시도 최명희씨가 묻힌 덕진공원을 '최명희 문학공원' 으로 꾸민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혼불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과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 중이다.

또 군산시는 일제시대 민중수탈을 역동적으로 묘사, 단편 걸작 소설 중 하나로 꼽히는 '탁류' 의 작가 채만식 (蔡萬植) 문학관을 추진 중이다.

총 사업비 23억원을 들여 내흥동 4만2천여평의 부지에 건립할 이 문학관은 항구도시와 백제문화권 이미지를 살린 현대식 건축물로 지어 전시실.수족관.영상실.개항기념실 등을 함께 갖출 계획. 주변엔 만남의 광장과 야외음악당 등을 짓고 채만식선생의 생가도 복원한다.

고창군은 부안면 봉암초등 선운분교에 서정주 (徐廷柱) 시인을 기리는 '미당 시문학관' 사업을 벌이고 있다.

2천8백여평의 부지에 시비.세미나실도 함께 건립되는 이 시문학관에는 미당의 육필시집.소장품 등이 전시된다. 고창군은 이 시문학관을 지석묘군.고창읍성 등 지역 내 다른 유적지와 연결, 관광코스로 활용할 계획이다.

전주시 문화관광과 유기상 (柳基相) 과장은 "이같은 사업은 독자들의 친근감과 호기심을 유발시키고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등 문화유물이 풍부한 우리 고장의 부가가치를 더욱 높이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전주 =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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