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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고소.맞고발의 대치 정국]양당 대변인 '단골손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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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야의 극한 대치정국은 정치권에 맞고소.맞고발 사태를 불러왔다.

정치권의 문제를 정치권에서 풀지 못하고 법정으로 끌고감으로써 스스로를 검찰과 법원의 재단에 맡기는, 초라하고 옹색한 존재로 전락시킨 것이다.

특히 새해 벽두부터 정치권을 급랭시킨 '국회 529호실 사태' 는 무려 11명에 달하는 한나라당 의원의 출국금지라는 초강경 조치를 낳았다.

한나라당은 질세라 이종찬 (李鍾贊) 안기부장.박실 (朴實) 국회 사무총장 등 7명을 안기부법 위반으로 고발, 온통 피고소인.피고발인이 되게 했다.

여야 맞고소.고발의 '단골손님' 은 대변인. 국민회의 정동영 (鄭東泳) 대변인이 총풍.세풍사건과 관련한 논평.성명에서 이회창 총재와 한나라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두차례에 걸쳐 고발됐다.

한나라당 안택수 (安澤秀) 대변인은 "김순권 (金順權) 박사가 방북 전 김원길 (金元吉) 의원으로부터 1천만원을,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1만달러를 받은 사실이 있다" 는 등의 논평을 발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발됐다.

국민회의와 북한의 커넥션 의혹을 제기했던 이신범의원도 명예훼손으로 고발된 상태. 여야간 무더기 고소.고발사태가 속출했던 6.4지방선거와 7.21지방선거 관련 건은 선거 후 무혐의로 끝나거나 대부분 여당이 소 (訴) 를 취하해 진행 중인 사건은 서너건에 불과하다.

국민회의가 고발한 사건 중엔 "金대통령이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해 공업용 미싱으로 박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고 언급한 김홍신 (金洪信) 의원의 이른바 '공업용 미싱' 발언이 유일하게 대통령 모욕혐의로 서울형사지법에 계류 중이다.

또한 한나라당 김윤환 (金潤煥) 의원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된 국민회의 조세형 총재권한대행.자민련 박태준 (朴泰俊) 총재는 지난해 12월 법원에서 항고기각 결정이 났으나 한나라당이 이에 불복, 지난 4일 재항고로 맞선 상태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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