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 지각변동]전교조의 이론가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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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전교조가 합법화됨에 따라 전교조를 이끌어온 재야 교육이론가들이 앞으로 우리 교육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진보적인 교육이론가들의 모임인 한국교육연구소 소장인 유상덕 (劉相德.49) 씨. 서울대 지리교육과 출신의 劉소장은 긴급조치 (75~76년).국가보안법 (86년~88년).집시법 (91년) 위반으로 세차례에 걸쳐 4년간 구속된 경험이 있다.

85년 성동고 재직 시절 교육풍토를 신랄하게 비판한 무크지 '교육민중' 을 펴냈다가 파면됐으며 민주교육실천협의회 (86년).전교조 (89년) 설립에 깊이 관여했다.

劉소장은 학생운동권 후배인 이해찬 (李海瓚) 교육부장관과의 친분으로 이미 전교조 합법화에 앞서 지난해 대통령 자문기구인 새교육공동체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다.

서울대 사대 영어교육과 출신의 김현준 (金鉉埈.45) 전교조 연대사업위원장은 89년 전교조 문제로 해직됐으며 지난해 초 노사정위원회와의 교섭을 담당했던 인물. 중앙대 교육학과 출신의 이용관 (李鎔寬.43) 전교조 정책위원장도 89년 해직됐다가 94년 복직돼 북서울중 국어교사로 재직중이다.

金.李위원장은 모두 80년대초 교사들의 '소모임 교육운동' , 86년 교육민주화선언, 87년 전교협 설립, 89년 전교조 설립에 적극 참여했던 재야교육운동 1세대 핵심 브레인이다.

전교조의 향후 진로에 대해선 세사람 모두 "정부의 교육개혁 방향과 틀은 공감하나 세부 사안에 대해선 현실에 맞춰 비판적인 대안을 제시하겠다" 는 입장이다.

金위원장은 "학교현장과 결부된 교육개혁을 적극 추진하겠다" 고 말했다.

李위원장은 "정부의 새학교문화 창조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우선 교육여건이 개선돼야 하고 교장.교감 보직제 도입 등 획기적인 교원정책이 시행돼야 한다" 고 밝혔다.

劉소장은 "전교조는 합리적인 비판과 대안 제시로 그동안의 폐쇄성을 극복, 지지세력을 넓혀가면서 교원 이익보다 교육현장 개선을 위한 단체로 성장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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