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바둑]류샤오광-조치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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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호전적인 류샤오광

제1보 (1~19) =지난해 12월에 열리기로 돼있던 결승전이 올 2월로 연기되는 바람에 기보연재에 차질이 생겼다.

이 바람에 결승전 전에 8강전 한판을 추가로 연재한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를 부탁드린다.

이 판은 조치훈9단과 중국의 류샤오광 (劉小光) 9단의 대국. 劉9단은 16강전에서 평소 어려운 상대로 꼽고 있던 조훈현9단에게 대승을 거두고 올라온 탓에 사기가 충천해 있었다.

劉9단은 이상하게도 조치훈9단에겐 전적이 좋아 세계대회의 고비 고비에서 趙9단에게 쓰라린 패배를 안겨준 일이 있다.

수읽기의 힘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싸워나가는 역전형의 기풍. 따라서 파고들기 전문의 趙9단은 종종 劉9단의 강한 완력에 걸려 허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곤 했던 것이다.

이 대국은 98년 10월 9일 전주시 코아호텔에서 두어졌다.

백4의 삼삼이 이색적이지만 흑7까지는 빠르게 두어졌다.

趙9단은 한 수에 1, 2분 정도. 劉9단은 30초 정도. 백8에서 비로소 7분이 걸렸다.

8은 보통의 감각으론 이상한 수라고 한다.

7이 이미 와있으니 하변의 싸움은 불리한 것. 이 판의 해설을 맡은 홍태선7단은 '가' 쯤 갈라치면 무난하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류샤오광은 싸움을 선택했습니다. 불리한 싸움이라도 마다하지 않은 거지요. " (洪7단) 9는 당연한 공격수. 여기서 백 '나' 의 젖힘은 7이 미리 와있어 백의 불리가 명백하다.

그래서 10, 12로 막아갔으나 趙9단은 절대우세의 병력을 바탕으로 13과 19의 강수를 구사한다.

'참고도' 라면 백이 좋다.

그러나 19의 강수가 있어 백은 일찌감치 고전에 빠져들었다.

박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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