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라크 교전 어떻게 일어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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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워싱턴.바그다드 = 외신종합]이라크 남부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한 이라크 전투기와 이 지역을 초계 비행중이던 미군 전투기간 교전에 이어 양국이 서로 전의 (戰意) 를 다지고 있어 걸프지역의 긴장이 다시 팽팽하게 고조되고 있다.

◇ 교전 상보 = 사태의 발단은 5일 오전 10시15분 (현지시간) 이라크 공군 소속 미그25 전투기 2대가 북위 33도 상공 이라크 남부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하면서부터. 이 지역을 초계 비행중이던 미 공군 F15 전투기 2대가 즉각 레이더 유도장치가 장착된 암람 (AMRAAM) 미사일 3발과 스패로 미사일 1발을 발사

했다.

이어 이라크는 15분뒤에 미그 25기 2대를 또 다시 이라크 수도 남서쪽 남부 비행금지구역 1백㎞ 안으로 들여보냈다.

미국은 걸프해역에서 작전중인 미 항공모함 칼빈슨호에서 발진한 미해군 F14 전투기 2대에 대응을 지시해 이들 비행기가 미그25기를 향해 피닉스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미 국방부 케네스 베이컨 대변인은 이날 미 전투기들이 이라크 남부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한 이라크 전투기 4대에 대해 6발의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격추시키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미군 전투기와 이라크 전투기가 직접 공중전을 벌인 것은 92년 12월 미 공군 F16 전투기가 이라크의 미그25 전투기 1대를 격추시킨 이후 6년만에 처음이다.

이날 이라크의 미그23기 1대가 추락한 뒤 폭파된 것이 목격됐으나 이는 교전과는 관계없이 연료 부족으로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군당국은 밝혔다.

◇ 양국 반응 = 베이컨 미 국방부대변인은 "이날 하룻동안 8차례에 걸쳐 미그23.25, 미라지 F - 1 등 13~15대의 이라크 전투기들이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했으며 그 어느때보다 공격적이었다" 고 말했다.

미 국가안전보장회의 크롤리 대변인은 "지상이건 공중이건 이라크의 어떠한 도발도 계속 단호히 응징하겠다" 고 경고했다.

이날 충돌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아랍 민중들에게 부패한 정부에 반대해 봉기할 것을 촉구한뒤 발생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후세인 대통령은 국군의 날을 맞아 녹화 방영된 TV연설에서 "아랍 민중들이 미국과 영국에 협력하는 아랍국 지도자들에게 저항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91년 걸프전 이후 이라크 영토 북위 36도 북쪽과 북위 33도 남쪽에 설정된 비행금지구역에는 그동안 미국과 영국 전투기들이 이라크 항공기의 비행을 감시하며 초계 비행을 해왔다.

이라크 군 관계자는 "이라크 전투기들은 모든 이라크 상공을 비행하며 국토를 방위할 권리가 있으며 어느 누구도 이를 막지는 못할 것" 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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