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레이더]구조조정·환율 得볼 종목 겨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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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누구를 잡고 물어도 올해 주가전망은 장미빛이다. 비관적인 사람들조차 종합지수 700은 무난히 도달할 것으로 본다. (도달시점에 대해선 이견이 있다) 개장 첫날의 25 포인트 상승도 지난해 4분기 급등의 연장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지수가 오른다고 투자자들이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산 주식의 가격은 꼼짝도 않고 있다면 상대적인 박탈감은 더 클 것이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널뛰기가 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고 보면 종목 선택에 더욱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올해 주가는 크게 금리 및 환율, 기업구조조정, 미국 주가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외국인 자금의 유입 규모 및 속도도 사실상 이들 변수에 달려 있다.

물론 어떤 종목은 업종경기싸이클상 전체경기에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 미국의 주요 증권사들은 세계 반도체 경기가 올해부터 본격적인 확장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렇다면 메모리칩의 선두주자인 삼성전자를 빼놓을 수 없다. 다만 지난해 9월의 주가가 3만2천원대에 있었음을 감안할 때 적정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외국계펀드가 아니라면 현재 가격에서 무작정 매수할 종목은 아닌 것 같다.

삼성전자에 대한 일부 외국증권사들의 투자의견이 '중립' 인 이유도 이때문이다.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합병과정에서 투자자들이 재미볼 기회가 있을까. 합병이 성사될지, 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가 될지, 성사된 후 과연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등 미리 짚어볼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업종분석가의 조언이 필요한 대목인데 현대전자와 LG반도체를 2:1 비율로 사서 기다리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유가안정.금리하락.환율안정으로 덕 볼 기업을 두어개 꼽는다면 정유회사들과 대한항공이 있다.

국가신용등급의 상향조정을 전후로 외국인들의 참여가 활발해진다면 이미 언급한 삼성전자를 비롯해 포철.한국통신등 고가우량주들이 우선 매수대상이 될 것이다.

하지만 투자수익률 측면에서 중.저가우량주를 노리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대차.SK.현대상선.LG화학.삼성전기 등이 이 그룹에 속한다.

하반기 주가는 구조조정 작업의 성공여부에 따라 결판날 것이다. 즉 실적장세가 도래하면 한솔제지처럼 구조조정 효과가 두드러질 기업들이 급부상할 것이다.

증권도 상품주식처분.감원 등 구조조정 작업을 비교적 일찍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유망한 것이 사실이지만 주가가 너무 올라 부담스럽다. 지난해 6월 300 근처를 맴돌던 증권업지수가 12월 3, 000을 돌파, 94~95년 수준을 회복했다.

종합지수가 800을 넘지 않는 한 추가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굳이 꼽는다면 삼성증권이 1순위인데 업종대표주라는 성격이 더 강하다. 하반기에 경기가 다소 나아질 거라는 가정하에서 경기에 민감한 기업중 빚 갚을 여력이 있는 포철.고려화학.호남석유등도 유망하다는 분석이다.

건설도 내수경기부양의 핵심이라는 관점에서 자주 거론되는데 한국유리.금강.한일시멘트.아시아시멘트등 건자재 생산업체들도 눈여겨 보는 것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은행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워크아웃 대상기업중 제대로 굴러가고 있는 경우는 3분의 1에 불과하다는 것이 정부관계자의 지적임을 감안하면 종목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한가지 기억할 것은 외국인이나 폐쇄형펀드 (뮤추얼펀드라 잘못 불리고 있다)가 특정 주식을 산다고 개인이 따라 사는 일은 피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운용목표' 에 따라 특정 주식을 편입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권성철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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