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임 또 폭등…수출길 波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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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연초부터 해상 화물운임이 또 다시 큰 폭으로 올라 수출업체들이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유럽항로는 5차례 (성수기부대비 포함) , 북미항로는 3차례에 걸쳐 운임이 오른데 이어 이번에 다시 인상됨으로써 수출 업계는 가격경쟁력이 약해져 수출에 지장이 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4일 한국무역협회 하주사무국과 업계에 따르면 올 1월1일부터 유럽수출항로 부산 - 함부르크의 경우 컨테이너 (40피트 기준) 당 운임이 2천2백달러 (정규운임 기준)에서 2천6백달러로 약 18% 올랐다. 업계는 4월부터 다시 3백달러씩 추가인상할 예정이다.

지난 97년말 가격이 1천4백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1년남짓만에 2배가까이 오른 셈이다. 여기다 성수기 (6, 12월)에는 부대비 명목으로 2~3차례 2백~3백달러씩 운임을 추가부담해야 돼 화주들의 실제 부담은 더 커진다.

북미지역의 경우 해운 업체들은 5월부터 컨테이너당 운임을 1천9백달러에서 2천8백달러로 9백달러 인상키로 했다. 또 6월, 12월에는 성수기 부대비 명목으로 각각 3백달러를 추가로 올려받을 계획이다.

한국선주협회 양홍근과장은 "기존 운임 수준이 너무 낮은데다 기름값 등 비용은 늘어나는 반면 수입 감소로 들어오는 컨테이너 배는 크게 줄어 운임을 올릴 수 밖에 없다" 고 설명했다.

그러나 LG전자 물류팀의 신동원부장은 "이번 인상으로 물류비 부담이 커져 컨테이너당 수출가가 2만달러 규모인 냉장고.세탁기 등 백색가전제품은 수출할수록 손해" 라면서 "가뜩이나 환율 하락으로 어려운 판에 운임마져 대폭 올라 수출을 포기해야 할 판" 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금호타이어 물류담당 정현철부장도 "해상운임 비율이 수출가의 평균 10%선에서 30~40%까지 높아지게 돼 채산성 악화가 심각해질 것" 이라며 "특히 운임 비중이 높은 가전.타이어 등의 수출에 타격이 우려된다" 고 말했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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