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철의 글로벌 뷰]일본에서 만난 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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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일본 방문중 심한 감기 (a severe cold)에 걸린 적이 있었다.

약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터인지라 그냥 넘겨 보려고 했는데 (tried to do without medicine) 워낙 증상이 심해 (symptoms were too serious) 병원에 가기로 마음을 먹고 호텔 직원에게 가까운 병원 안내를 부탁했다.

필자가 머문 호텔은 시내로부터 멀리 떨어진 (far from the city) 곳이었던지라 호텔에서조차 영어가 통하지 않았는데 (no one could speak English) , 어느 투숙객 (a hotel guest) 의 도움으로 한 병원을 소개받게 됐다.

필자를 진찰한 의사는 호라다라는 분이었는데 그는 의학용어를 포함해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able to communicate using medical terms) 분이었다.

한참동안 증상을 듣고 진찰을 마친 그 의사는 나에게 직접 약을 전해주었다.

봉지마다 몇개의 알약 (several pills) 이 들어 있었는데, 그 의사는 알약 하나 하나를 직접 보여주면서 상세한 설명 (detailed explanation) 을 해주었다.

열을 내리게 하는 약 (medicine to fight fever) , 기침을 멎게 하는 약 (medicine to fight cough) ,가래를 없애주는 약 (medicine to fight congestion) 등 하나 하나 열거하면서 필자가 충분히 알 수 있게 가르쳐 주는 것이었다.

그의 진료기록 (medical record) 은 누구나 알아 볼 수 있도록 명확했으며, 약과 함께 전달해준 쪽지 (note)에는 약 이름 (name of each medicine) 과 효능 (effects) 이 상세히 적혀 있었을 뿐 아니라, 약이 더 필요하면 약국에서 구할 수 있다고 친절히 안내까지 해주었다.

필자의 눈에 비친 이 의사는, 비록 일부이겠으나 우리 의사들이 작성한 진료기록이 다른 의사들도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기록된다는 어느 TV 보도와는 분명 다르게 느껴졌다.

민병철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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