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상징 ‘봄꽃’ 인동초,전남 구례서 어렵게 공수했어요”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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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2시 열리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영결식 꽃 장식의 키워드는 ‘평화’다. 영결식장 꽃 장식을 맡은 ㈜용담화원 김은혜(29·사진) 실장은 “영정 사진 주위에 태극 문양을 집어넣고,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 모양 꽃 장식을 제단 상단에 입체적으로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담화원은 그동안 최규하 전 대통령 국민장,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영결식, 전락원 파라다이스 그룹 회장 영결식, 최종현 SK 그룹 회장 영결식 등의 꽃 장식을 해온 장례 관련 꽃 장식 전문업체다. 지난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꽃 장식도 맡은 바 있다.-이번 영결식 꽃 장식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인동초를 활용한다. 원래 인동초는 늦봄까지 피는 꽃인데 전남 구례에 아직 꽃이 남아 있는 나무가 있다는 정보를 얻고 급히 구했다. 꽃이 남아 있는 가지 100대 정도를 공수해 왔다.”-주로 사용하는 꽃은.
“흰색 국화와 흰색 호접란, 흰색 시베리아를 주로 쓴다. 흰색 위주로 깨끗하고 심플하게 해 달라는 유족 측 요구가 있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때는 고인의 상징 색깔이었던 노란색 위주로 꽃을 선택했다. 노란색 장미, 노란색 호접란, 노란색 나리꽃을 많이 썼다.”-꽃이 많이 필요할 텐데.
“이번 영결식장 제단 장식에 흰색 국화만 2만 송이 정도 들어간다. 영결식 헌화용으로도 따로 5000 송이를 준비했다. 다행히 요즘엔 꽃이 많은 계절이라 구하기 힘들지는 않았다. 그래도 빈소가 차려진 이후 전국의 국화 값이 두 배 정도 오르긴 했다.”-관 장식이나 운구차 장식은 하지 않나.
“국민장의 경우 관을 태극기로 싸기 때문에 꽃 장식을 하지 않는다. 고인을 영결식장에서 현충원으로 모시는 운구차 장식은 한다. 차량 보닛 위에 V자 장식을 하고, 차 앞에 원형 리스를 달 계획이다. 차 장식엔 흰 시베리아와 호접란, 흰 장미를 주로 사용한다.”-대형 영결식 꽃 장식을 쭉 해왔는데, 트렌드 변화가 있다면.
“제단 꽃 장식 디자인이 다양해졌다. 회사장을 치르면서 생긴 변화다. 회사장의 경우 회사 로고를 꽃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영결식에서는 현대아산의 상징인 산 문양이 영정 사진 주변에 들어갔다. 스티로폼으로 먼저 틀을 만들고 국화 송이 뒤에 이쑤시개를 꽂아 고정시키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국민장도 2006년 최규하 전 대통령 때는 국화를 그냥 일자로 꽂았는데, 이번 노 전 대통령 때는 영정 사진 주변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넣었다.”-영결식장 꽃 장식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꽃이 시들지 않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영결식 전날 장식을 모두 마무리하지만, 당일 오전에 가서 시든 꽃을 교체해 주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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