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 쓰면 아파트 관리비 1만원 깎아준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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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호 26면

“괜찮은 곡이군요. 누가 작곡했지요?”
작곡가 슈베르트가 자신이 만든 곡을 듣고 한 말이란다. ‘가곡의 왕’이라 불릴 정도로 워낙 많은 곡을 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작곡조차 몰라볼 정도로 그는 건망증이 심했다. 심지어 슈베르트 교향곡 8번이 2악장까지만 쓰인 ‘미완성 교향곡’인 이유가, 건망증 때문이라는 설이 나올 정도다(지금은 교향곡의 형식이 다양하지만 과거 교향곡은 모두 4악장이었다). 2악장까지만 쓰고 나머지를 작곡한다는 것을 잊어버려서라는.

돈이 되는 금융상품 - 아파트 관리비 할인 카드 

슈베르트만큼은 아니지만 주변에도 건망증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사소한 건망증은 때론 ‘생돈’을 쓰게도 만든다. 건망증은 ‘생활비 재테크’의 최대 적이다. 납부 기한을 깜빡 잊어버려 돈을 더 내는 연체료가 그중 하나다. 특히 아파트 관리비는 잦은 연체 대상이다. 최근 연체 걱정을 덜어 주면서 아파트 관리비를 매달 5000~1만5000원 깎아 주는 신용카드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아파트 관리비를 절약할 수 있는 데다 주유소·마트 등에서의 할인 혜택도 더했다.
 
관리비는 소득공제 대상 안돼
기업은행의 ‘마이아파트카드’가 대표적이다. 이 신용카드로 아파트 관리비를 자동이체하면 전월 카드 이용 실적에 따라 관리비를 할인해 준다. 이전 달 이용 실적이 20만원 이상이면 관리비의 5%(최대 5000원), 50만원 이상이면 10%(최대 1만원)를 깎아 준다. 예를 들어 지난달 신용카드를 50만원어치 쓰고 관리비가 10만원이 나왔다면 1만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지난해 12월 출시 첫 달엔 430명이 가입했지만 아파트 부녀회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까지 약 12만 명이 가입할 정도로 인기다.

하나은행의 ‘하나아파트카드’와 경남은행의 ‘마이홈카드’도 기업은행과 마찬가지로 전달 카드 이용 실적에 따라 5000~1만원 아파트 관리비를 깎아 준다. 하나은행 카드영업추진부 권대성 과장은 “출시된 지 한 달밖에 안 돼 가입자가 5000명 정도”라며 “친구 등의 부탁을 받고 카드를 발급받고 나서 사용 않고 그냥 버리는 비율이 보통 40~50%라면 이 카드는 10%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주로 카드를 실제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발급받는다는 것이다.

부산은행의 ‘BS아파트플러스카드’는 할인 혜택이 좀 더 크다. 전달 카드 이용 실적이 20만원 이상이면 5%(최대 5000원), 60만원 이상이면 10%(최대 1만원), 100만원 이상이면 15%(최대 1만5000원)를 깎아 준다.

다만 전달 이용 실적에 아파트 관리비는 빠진다. 아파트 단지에서 받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한 푼도 없기 때문에 관리비 결제까지 카드 사용액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은행들의 입장이다.

모든 아파트 단지에서 이런 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당 은행과 아파트 단지 간에 제휴를 맺어야 한다. 대상 아파트인지는 은행 홈페이지·콜센터·영업점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서비스 제휴 아파트는 기업은행이 가장 많다. 전국 아파트 660만 가구가 해당된다. 기업은행 카드마케팅부 김윤기 팀장은 “국내 아파트의 90% 이상이 이 카드로 자동이체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경남은행의 카드는 부산·울산·경남 지역 120만 가구의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거주자가 가입할 수 있다.

신용카드로 아파트 관리비를 결제하더라도 이 금액은 연말 신용카드 소득공제 대상에선 제외된다.

현금 인출 수수료 면제도
부가서비스 혜택도 다양하다. 경우에 따라 아파트 관리비를 카드로 납부할 때는 결제 대행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기업·하나은행의 경우 매달 330원을 내야 한다. 그러나 기업·하나은행 카드의 결제 계좌를 해당 은행 것으로 지정하면 이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기업은행 카드는 이외 휴대전화 이용료·주유 등의 할인 혜택을 주고 기업은행 현금인출기를 이용할 경우 현금 인출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다음 달까지 카드를 발급받으면서 기업은행 월급 생활자용 통장인 ‘아이플랜급여통장’에 가입하면 선착순으로 5000명에게 영화예매권·칠레 와인 등을 제공한다.

하나은행 카드는 아파트 관리비 할인 이외에 두 가지 부가서비스 중 하나를 골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파트 주변 마트나 약국·학원 등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월 1회, 최대 5000원 할인 혜택이 있는 카드가 좋다. 한편 대중교통 이용이 잦은 사람이라면 대중교통 이용 시 월 최대 3000원 할인해 주는 카드를 고르면 된다.

하나은행은 카드 출시 기념으로 다음 달 말까지 카드 가입 후 1회 이상 사용한 고객을 대상으로 50인치 PDP TV, 공기청정기, 커피메이커 등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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