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돌아본 98스포츠]4. 야구 해외파 눈부신 활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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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국내 최고가 곧 세계 최고." '코리안 특급' 박찬호 (25.LA 다저스)를 앞세운 야구 해외파의 활약은 국내 최고의 기량을 지닌 선수라면 세계무대에서도 충분히 정상급으로 군림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줬다.

지난해 14승을 거두며 다저스 선발투수진의 주축으로 자리잡은 박찬호는 올해 15승9패.방어율 3.71을 기록, 2년 연속 팀내 최다승 투수로 입지를 굳혔다.

박은 시즌 초반 허리부상으로 다소 부진한 페이스를 기록했으나 날씨가 더워지면서 연승행진을 시작했다. 박은 6월 27일의 승리를 시작으로 7월 4연승을 포함, 5연승을 거두며 7월 31일 10승고지에 올라 여름에 유난히 강한 면모를 선보였다.

박은 7월의 호조로 내셔널리그 '7월의 투수' 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고 다저스가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뒤에도 계속 선발로 등판,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자신의 의지대로 15승째를 올렸다.

박은 시즌이 끝난 뒤 아시안게임 대표로 방콕 아시안게임에 참가, 대표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내며 금메달을 따냈다. 박은 '15승+금메달' 에 덤으로 병역면제 혜택까지 얻어 올해를 자신의 최고의 해로 만들었다.

선동열 (주니치 드래건스)을 비롯한 일본 진출 선수들도 일본 프로무대에서 정상급으로 발돋움했다. '나고야의 수호신' 선동열은 2년 연속 30세이브포인트를 넘어서며 최고의 마무리투수로서 건재를 과시했다.

특히 선은 3승29세이브무패를 기록, '무패의 수호신' 이라는 값진 별명을 얻기도 했다. 선동열에게서 시작된 '나고야의 한국바람' 은 '바람의 아들' 이종범 (28)의 성공적인 데뷔로 더욱 뜨거워졌다.

국내 프로출신 타자로는 처음으로 일본에 진출한 이는 '타자는 해외에서 통할 수 없을 것' 이라는 주위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이는 스피드를 앞세워 팀내 톱타자로서 공격을 주도했다.

그러나 이는 6월 23일 한신 타이거스전에서 데드볼을 맞고 오른쪽 팔꿈치가 골절, 시즌을 마감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밖에 '젊은 거인' 조성민 (요미우리 자이언츠) 은 전반기에만 7승6패를 기록, 올스타전에 선발되는 영예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 처음 일본에 진출한 이상훈 (주니치 드래건스) 은 부진을 거듭, 내년 시즌을 기약했다.

한편 조진호 (보스턴 레드삭스)가 박찬호에 이어 메이저리거의 대열에 합류했고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서재응 (뉴욕 메츠).김선우 (보스턴 레드삭스).봉중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도 착실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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