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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우먼파워'…미국의 맹렬 여성조정사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미국 여성들이 하늘에서 거센 '우먼파워' 를 과시하고 있다.

지난 이라크 공습에서는 세 명의 여군장교가 전투비행사로 첫 참전, 맹활약을 했고 내년 1월에는 사상 최초로 여자 우주비행사가 선장을 맡아 우주왕복선을 지휘하게 된다.

[이라크공습 참가 윌리엄스 조종사]

'사막의 여우' 작전에 참가해 이라크 공습을 이끈 여주인공은 미 해군 전투기 조종사 켄드라 윌리엄스 (26) 대위와 그 동료들. 윌리엄스는 지난 16일부터 미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에서 F18기를 몰고 출격, 두 차례의 이라크 폭격을 성공리에 마쳤다.

그녀는 기자들에게 "이게 무슨 특별한 일이냐. 남자 전투기 조종사들과의 차별대우를 원하지 않는다" 며 인터뷰를 거절하는 등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활주거리가 짧은 항공모함에서 전투기를 이.착륙시키고 전투비행을 해야 하는 해군 조종사는 미국 최고의 조종사로 정평이 나 있어 그녀에게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두 여성 전투기 조종사는 적 레이더망 교란을 주목적으로 하는 EA - 6B를 몰고 출격, 이라크의 레이더망과 지대공 미사일 교란작전을 펼쳤다.

미 국방부는 걸프전 2년뒤인 93년부터 여성 조종사들의 전투비행을 승인했으며 이들은 지금까지 수천시간동안 이라크 비행금지구역과 보스니아 상공 순찰비행을 해왔다.

미 해군에는 현재 2백50명의 여성 조종사가 있으며 해군병력의 13%에 이르는 5만여명의 여군이 전투요원으로 배치돼 있다.

[우주왕복선 선장 콜린스 중령]

미 공군 우주비행사 에일린 콜린스 (42) 중령은 내년 1월 우주비행 사상 최초의 여성 선장으로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를 총지휘한다.

우주왕복선의 선장은 우주비행사로는 최고의 영예와 함께 사령관이라는 특권이 주어지는 자리다.

한 아이의 어머니이기도 한 그녀는 비행학교를 거쳐 지난 80년 공군에 조종사로 입대, 비행교관과 공군사관학교 교수를 지낸 뒤 91년 미연방항공우주국 (NASA)에서 새 생활을 시작했다.

지상 우주기지 근무를 거친 그녀는 95년 최초의 여성 우주비행사가 됐으며 지난해까지 두 차례에 걸쳐 모두 4백19시간동안 조종사로 우주비행을 완수했다.

콜린스 중령 뒤에도 여러 여성들이 기록을 만들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미국 최장시간 우주비행기록을 보유한 우주인 역시 섀넌 루시드라는 여성 비행사이며 지금까지 우주에 다녀온 1백19명의 미국인중 29명이 여성이어서 이제 여성 없이는 우주비행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지난 92년 흑인여성으로는 최초로 우주비행에 참가한 내과의사 제미슨은 "우주비행에는 항상 여성 탐험가와 과학자들이 참여해왔다.

사람들이 과거 우주비행에서 고의로 여성들을 제외하려고 했을 때도 이미 많은 여성들이 우주탐험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고 밝혔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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