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동아시아 경협비전그룹' 제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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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베트남을 방문중인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16일 오후 동남아국가연합 (ASEAN. 아세안) 9개국과 한.중.일 정상간의 '9+3회의' 에서 동북아와 동남아를 망라하는 동아시아지역의 경제협력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동아시아지역 경제협력비전그룹' 구성 검토를 제의했다.

9+3회의에서는 金대통령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쳐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회의는 동아시아 경제협력을 확대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아세안 정상회의 때마다 한.중.일 정상들을 초청해 9+3회의를 상설화하기로 했다.

金대통령은 이와 별도로 오부치 게이조 (小淵惠三) 일본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지하 핵의혹시설과 미사일 개발 수출을 방치할 수 없으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한.미.일이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金대통령은 2박3일간의 베트남 방문일정을 마치고 17일 오후 귀국한다.

◇ 9+3회의 = 金대통령은 "아시아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안을 논의하는 장 (場) 이 필요하다" 며 "이를 위해 아세안 각국과 한.중.일의 기업계 및 학계대표 등이 참여하는 민간주도의 비전그룹 구성을 검토할 것을 제의한다" 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임동원 (林東源)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비전그룹은 아세안협의체가 잘 운영되도록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지성인 모임" 이라고 설명했다.

회의에서 후진타오 (胡錦濤) 중국 국가부주석은 '9+3재무차관회의' 를 제의했고 오부치 일본총리는 일본과 아세안의 정상회의를 일본에서 열자고 제안했다.

金대통령은 재무차관회의에 대해 원칙적인 찬동을 표하면서 "금융문제는 전세계적으로 연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역외 (域外) 다른 관계국들이 적절한 자격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포함시켜 검토하자" 고 말했다.

또 중국의 위안 (元) 화 가치유지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金대통령은 "일본 미야자와 플랜의 자금을 미래의 신용경색을 예방하기 위한 중앙은행간 예비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말했다.

◇ 9+1회의 = 金대통령은 아세안과 한국의 '9+1회의' 에 참석해 한.아세안 경제협력 강화를 위해 대외경제협력기금 (EDCF) 차관과 무상원조를 가능한 범위내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 한.일정상회담 = 金대통령은 오부치 총리에게 "북한에 대해 희망과 경고를 병행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북한이 협력해 오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고 평화를 저해하는 태도를 취해 온다면 단호히 대처할 것" 이라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지난 10월의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한.일문화협력위를 내년 1월중 발족.가동시키자고 제의했고 오부치 총리도 이에 동의했다.

하노이 = 이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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