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서홍관 (40.徐洪官)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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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나에게는 꿈이 하나 있지

논두렁 개울가에

진종일 쪼그리고 앉아

밥 먹으라는 고함소리도

잊어먹고

개울 위로 떠가는

지푸라기만

바라보는

열 다섯 살

소년이 되어보는

- 서홍관 (40.徐洪官) '꿈'

정작 꿈의 의미는 어제가 아니라 내일이었다.

그래서 꿈은 희망.이상, 심지어는 미래학적 패러다임에까지 반영된다.

서홍관의 꿈은 이런 꿈을 멀리 등져버린다.

열다섯 살 때의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 마치 근원과 궁극이 하나가 되는 듯한 그의 무욕 (無慾) 의 꿈이다.

아름답구나.

고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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