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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학기 6집앨범서 변신 선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잘 지내는지 그 곳에서도 가끔은 나를 생각하곤 하는지…" 포크가수 박학기가 세상을 떠난 김광석에게 안부편지 한 장을 띄웠다. 최근 발표된 그의 6번째 앨범에 실린 '남겨진 너의 노래' 가 그것. 김광석과 각별한 애정을 나눴던 그이기에 곧 다가올 3주기를 맞는 마음이 남다른 모양이다.

"광석이는 늘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어요. 그만큼 음악을 좋아하고 잘했던 친구는 못 만날 것 같아요. " 지난 8월 대학로를 걷다 리어카에서 흘러나오는 김광석의 노래를 듣고 쓴 편지에 곡을 붙였다.

박학기에게 이번 음반은 여러모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우선 보다 대중적인 음악을 추구한 점. 타이틀곡 '제발 나를' 은 감미로운 발라드로 박주연이 작사를, '잘 나가는' 작곡가 김형석이 편곡을 맡았다.

전반적으로 편안한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분위기로 꾸며졌다.

"예전에는 음악을 '학 (學)' 적으로 추구했던 것 같아요. 갈수록 물흐르듯 자연스러운 게 좋아지더라고요. " 대부분의 노래를 스스로 만들어왔던 그이지만 이번에는 동료의 힘을 많이 빌었다.

특히 조규찬 등 '조트리오' 는 작사.작곡은 물론이고 녹음에도 참여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는 공연이든 음반제작이든 스스로 처리해 '독립군' 으로 불렸던 그가 매니저와 코디까지 곁에 두게 됐다는 점이다.

"요즘은 음악이 좋아도 홍보시스템이 없으면 인정받기 힘든 것 같아서요. 최소한 대중에게 제 음악을 들어볼 기회라도 주려는 것입니다. " 소홀히 했던 방송에도 자주 얼굴을 비칠 계획이란다.

18~26일에는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공연도 가진다.

늘 기발한 발상으로 '보는 재미' 를 안겨주는 그의 또 다른 모습이 궁금하다. 02 - 763 - 8233.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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