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100일 앞으로 "언어 지문 짧고 적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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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7일 치러지는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언어영역 지문의 길이가 다소 짧아지는 등 수험생에게 큰 부담이 없는 수준으로 출제될 전망이다.

언어영역 지문이 길어 수험생들이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해결 방안을 마련키로 한 것이다.

반면 외국어영역(영어)의 경우 어휘 수가 늘어나고 지문의 길이도 다소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교육방송(EBS) 수능강의는 수험생들이 출제 문항을 보고 강의내용에서 나왔다고 실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정강정 평가원장은 수능시험 100일(9일)을 앞두고 지난 6일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수능은 고교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학생이라면 정해진 시간에 풀 수 있도록 출제하는 게 원칙"이라며 "지문이 길어 문항을 제대로 풀지 못한다는 문제 제기가 있는 언어영역에 대해 원인과 해결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6, 9월 모의평가 결과를 반영해 지문의 질을 유지하면서도 가급적 수험생들에게 부담이 없는 적정한 지문을 출제하도록 주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언어영역 지문의 길이를 일률적으로 제한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2004학년도 수능의 경우 언어영역 문항수는 60개로 5년 전에 비해 5개가 줄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지문수는 14개에서 25개로 늘었고 문제를 풀기 위해 읽어야 할 전체 글자 수도 6800여자나 늘었다. 이 때문에 지문을 읽어가며 문제 풀기에 시간이 부족하다는 수험생들의 불만이 많았다.

이와 함께 정 원장은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 어렵게 출제돼 수험생에게 혼란을 준 외국어영역과 관련, "출제 범위가 공통영어 수준에서 심화선택 수준인 영어Ⅰ로 확대됨에 따라 어휘 수가 늘고 지문의 길이가 다소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체감 난이도가 급격히 높아지지는 않도록 출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사교육비 경감 방안의 하나로 도입된 EBS 수능강의의 출제 반영에 대해서는 "방송 교재의 지문을 확장하거나 축소해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며 "방송 강의를 열심히 들은 수험생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방송교재에 나온 도형.삽화.그래프.도표 등을 수능 출제에 활용하거나 방송교재에 소개된 중요 개념.원리.어휘 등도 활용할 방침이다.

정 원장은 "학교수업을 통해 교과의 기본 개념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뒤 EBS 수능 강의를 통해 이를 복습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수능형 문제에 대한 적응력을 기른다면 실전에 잘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선택형 수능으로 바뀌는 올해 수능의 전체 난이도와 관련해서는 "학교 교육을 충실히 받은 학생이라면 체감 난이도는 예년과 비슷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물수능, 불수능이란 비판을 받았던 과거의 경우처럼 수험생들을 당황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남중.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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