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나무사랑'전도 15년째 광릉수목원 김재수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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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나무는 사람 마음 알아주는데 사람은 왜 나무 마음 몰라주오. " 포천군소흘읍직동리 광릉수목원 산림박물관을 찾는 방문객들은 누구나 이같은 '나무예찬론' 을 듣게된다.

산림박물관이 문을 연 지난 87년 4월부터 12년째 한결같이 방문객들에게 나무사랑정신을 전하는 홍보안내담당 김재수 (金在秀.58.산림청 임업연구관) 씨. 박물관내 산림.임업 관련 전시물들을 둘러본 방문객들은 '나무사랑 전도사' 로 불리는 그의 정성스런 안내에 이끌리다 보면 나무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갖게 된다.

金씨가 이처럼 열정적으로 안내를 하는 것은 자신의 소임에 충실하기 위한 것일 뿐 아니라 나무가 자신에게는 '은인' 이기도 한 때문.

대학 졸업후 시작한 사업이 망하는 바람에 정신적 충격으로 20대 후반 젊은 나이에 혼자서 걷지도 못할 정도의 병마에 시달렸던 그는 6개월 동안 꾸준히 숲을 찾은 끝에 건강을 완전히 회복하게 됐던 것.

이후 金씨는 "나무의 소중함을 모든 국민에게 전해야겠다" 는 인생목표를 세우고 지난 68년부터 산림청에서 일해오다 87년 산림박물관이 조성되자 방문객을 안내 일을 자원했다.

"나무는 살균과 살충작용을 하는 '피톤치드' 라는 유익한 물질이 나올 뿐만 아니라 광합성작용을 통해 1㏊의 숲에서 1년간 16t의 탄산가스를 흡수하고 12t의 산소가 방출되는 등 생명을 지켜주는 보물창고 같은 역할을 합니다. "

" '나무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줘 고맙다' 는 인사편지를 받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 는 金씨는 "기회만 주어진다면 생을 마칠 때까지 현재의 일을 계속하고 싶다" 고 힘주어 말했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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