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대선서 차베스 지지율 50% 웃돌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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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6일 실시될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에서 92년 유혈쿠데타의 주인공 유고 차베스 (44)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정국에 긴장이 깔려가고 있다.

차베스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50%대의 지지율로 미 예일대 출신의 경제학 교수이며 사업가인 엔리크 살라스 로메르 (62) 후보를 12%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공수부대 중령 출신의 차베스는 지난 92년 2월 1만명의 부하들을 이끌고 쿠데타를 감행했으나 실패, 2년간 옥살이를 했다.

농촌의 교사 집안에서 태어난 차베스는 엘리트 양성소인 사관학교에 입학, 지도자의 꿈을 키워왔으며 평소 부패 추방 등에 관심을 보여왔다.

그가 쿠데타를 결심한 데에는 지난 89년 군이 시위대에 발포, 민간인 3백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계기가 됐다.

공수부대를 상징하는 붉은 베레모를 즐겨 쓰고 다니는 차베스는 유세에서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은 군을 국민억압 도구로 사용, 쿠데타를 시도했었다" 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집권하면 외채상환을 일시 중단하고 의회를 해산, 서민을 보호하는 헌법을 만들겠다" 고 밝혀 서민층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고 있다.

당연히 기득권층은 그를 반대한다.

'카스트로 같은 독재자' 라고 그를 비난하는가 하면 그가 대통령이 되면 군부 쿠데타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한다.

실제로 4일 차베스 후보에 대한 쿠데타설이 나돈 것은 이런 불안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중도우파성향의 기독교민주당이 1일 미스 유니버스 출신 이레네 사에스 후보 (36) 지원을 포기하고 중도좌파 정당 민주행동과 함께 로메르 후보 지지로 돌아선 것도 '차베스' 저지를 목표로 한 것이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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