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바둑]유시훈-이성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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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최후의 패착 137, 139

제8보 (135~168) =유시훈7단이 동요하면서 백 필승의 흐름도 약간 흔들리고 있다.

검토실에선 열심히 집을 센다.

흑집은 좌하 = 22집, 좌중앙 = 3집, 상변 = 4집, 우하 = 34집, 합계 = 63집. 백집은 좌상 = 26집, 우상 = 18집, 하중앙 = ?, 덤 5집반, 합계 = 49집반+하중앙. 결국 하변에서 중앙으로 세력을 펴고 있는 백진이 과연 몇집이 나느냐가 승부다.

14집이면 미세하고 그 이상이면 백이 이긴다.

백은 중앙에서 집이 전혀 나지 않아도 '가' 로 막기만 하면 14집은 된다고 한다.

검토실의 분위기로 보면 적어도 17, 18집은 보고 있는 눈치다.

그렇다면 백은 승리를 목전에 두고 있으며 불안요소는 오직 '1분 초읽기' 뿐이란 얘기가 된다.柳7단은 이보다 더 좋은 바둑을 역전당한 일도 있다.

135는 좋은 삭감. 그러나 137, 139가 실낱같은 희망을 꺾어버렸다.

이 수로는 하변을 파고들거나 아무튼 다른 방식으로 승부를 걸어야 했다.

137을 두지 않으면 '참고도' 백1, 3의 노림이 있다지만 지금은 비상 시국이라 그런 것까지 일일이 걱정할 여가는 없었다.

"李5단은 상변 흑대마를 더 걱정했을 겁니다" 라고 홍태선7단은 말한다.

하지만 그런 걱정도 호사스런 얘기. 142, 144로 몰고 146 막자 외길 수순으로 150 뚫리고 말았다.

135의 한점이 크게 잡힌 것이다.

李5단은 혼신의 힘을 기울여 151까지 파고들었으나 그 여파로 164를 선수당해 우변 흑집이 줄어들었다.

거기에다 168로 막히자 이곳 백집은 20집을 넘어서려 한다.

바둑은 순식간에 대차로 벌어졌다.

박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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