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14개월 만의 첫 외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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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김무성 의원 등 당직자들이 13일 지역 경제 살리기 일환으로 부산 신항을 방문해 항만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유기준 의원, 박 대표, 김 의원, 허남식 부산시장. [부산=송봉근 기자]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취임 이후 첫 ‘외박’을 했다. 13일부터 이틀간 민생·지역경제 살리기를 위해 부산·경남 지역을 방문해서였다. 그는 13일 부산시당이 마련한 시내의 한 호텔에 머물렀다. 평소 지방 일정이 늦게 끝나도 “바깥에서는 잠을 청하기 힘들다”며 서울 삼성동 자택으로 올라와 자곤 했던 그다.

11일 박 대표는 경남 양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이틀 뒤 양산과 가까운 창원과 부산을 찾은 것이다. 14일 오전에는 양산에 있는 통도사를 찾는다. 당 안팎에서 박 대표의 첫 외박에 관심이 쏠린 배경이다.

더구나 박 대표의 양산 출마는 당내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 간 갈등과 맞물려 있다. 친이계는 박 대표를 양산에 공천하는 데 뜨뜻미지근하다. “전략공천은 없다. 당선 가능성이 최우선(장광근 사무총장)”이라는 게 공식 입장이다. 출마 이후에도 친박계의 지원이 절실하다. 경쟁 후보들이 친박 무소속을 내세우며 양산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이날 경상남도와 당정협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정권의 창출에 크게 기여했고 1년2개월간 집권 여당을 운영해 왔다”면서 “떳떳하게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남해·하동에서 5선이나 했는데.

“저는 지역구를 내 마음대로 등지거나 떠나거나 한 일이 없다. 당에서 끝을 냈으니까 다른 지역으로 가려고 하는 거 아니냐.”

-박근혜 전 대표가 양산 선거를 지원하나.

“아직 출마도 안 했는데…. 누구라고 거명할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김양수(17대 양산 지역구 의원) 전 의원도 양산 출마를 준비 중인데.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있는지 늘 생각하고 있다.”

-출마를 두고 정권심판론 이야기가 나온다.

“제가 나가면 당연히 그런 문제가 일어나겠죠. 저는 떳떳하게 심판받겠다.”

-이재오 전 의원의 당 복귀 가능성은.

“이 전 의원이 당에 복귀하면 당내 알력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있지만 제 생각에는 오히려 당 화합과 통합을 위해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양면성이 있다.”

부산·창원=선승혜 기자 ,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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