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플루토늄 확인]어떤뜻 담겼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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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평북대관군금창리 일대에 가동중인 북한 핵시설에서 플루토늄의 흔적을 발견했다는 점은 심각한 의미를 담고 있다.

북한이 핵동결 합의를 무시하고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거나 최악의 경우 생산하고 있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동시에 한.미.양국의 최대 관심사였던 북한의 플루토늄 소재지에 대한 해답이 이제 나왔다는 뜻도 담고 있다.

주변에서 수집된 증거 등을 통해 확인된 플루토늄의 출처에 대해서는 몇가지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우선 북한이 94년의 핵합의 이전에 가동했던 영변 원자로의 사용후 핵연료봉에서 플루토늄을 이미 추출, 이 지역에 보관했을 가능성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94년 이전의 핵활동에 대해서는 계속 공개를 거부해왔다.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 (IAEA) 의 핵사찰을 거부한 이유도 이렇게 플루토늄을 추출해 놓고 있다는 사실의 공개를 두려워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IAEA는 북한이 89년에서 91년 사이에 세차례에 걸쳐 몰래 빼낸 사용후 핵연료로부터 수㎏의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을 것으로 주장해왔다.

또다른 하나는 94년 이후에도 계속 사용후 핵연료봉을 재처리, 지금까지 플루토늄을 추출하고 있었을 가능성이다.

이 경우는 명백한 제네바협정 위반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영변 원자로 사용후 핵연료봉을 봉인해 건드리지 않고 있지만 그 이전의 연료봉 등에서 플루토늄을 계속 추출해왔을 수 있다" 고 말하고 있다.

세번째는 북한이 러시아 등지에서 플루토늄을 입수, 이곳에 보관하고 있을 가능성이다.

북한의 핵기술이 상당부분 러시아측 과학자들로부터 전해받은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역시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출처와는 상관없이 북한이 플루토늄을 만들어 핵무기를 만들고 있는 단계에서 누출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이때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 된다.

한.미.일 정보 당국도 북한이 빼돌린 사용후 핵연료에서 핵탄두 2~7발을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더구나 북한은 최근 핵무기의 핵심장치인 고폭실험을 했다는 설이 있다.

또 대포동 1호 미사일발사 실험을 하기도 했다.

미 중앙정보국 (CIA) 이 발표한, 북한이 원시적인 핵폭발장치 1~2발을 보유했다는 추정 등과 연관지을 경우 북한은 탄도미사일에 실을 수 있는 정교한 핵탄두 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위해 이 핵시설을 가동하고 있을 것이란 판단도 충분히 가능해진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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