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상술]손님끌기위한 개성파 마네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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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현대백화점 무역점 4층에 입점한 영캐주얼 '스포트리 플레이' 매장 입구에 가면 '낯설지만 재미있는 인물들' 과 만나게 된다.

무지막지하게 머리가 큰 근육질의 문지기 '빅헤드 (Big - head) 마네킹' 이 그 주인공. 기형적이라 할 만큼 머리가 크지만 편안하고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손님들의 눈길을 끄는 이 마네킹은 입점회사측이 직접 이미지와 컨셉을 고안해 올해 초 내세운 '고유모델' 이다.

어느 매장을 가든 뾰족한 코의 백인 미인형 마네킹 일색이던 종전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캐주얼 브랜드들이 상품 특색에 맞도록 마네킹을 별도로 디자인하거나 직접 제작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개성파' 마네킹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근처에 있는 '시스템' 매장도 빨강색 머리카락에 심플한 디자인의 마네킹이 '24시간 근무모델' 로 매장 분위기를 살리고 있다.

빨강색은 매장에서 제품 이미지를 가장 잘 부각시킨다는 점에서 선정한 대표색. 이밖에도 이 백화점에 입주한 '스톰' 등 캐주얼 브랜드들은 성인으로 성장하는 10대를 상징하는 차원에서 얼굴의 윤곽만 어렴풋이 드러낸 마네킹 등 매장마다 독특한 캐릭터의 마네킹으로 손님들을 유인하고 있다.

영캐주얼 브랜드가 이처럼 '마네킹 마케팅' 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광고비 투입이 어려워졌기 때문. 대신 매장마다 차별성 있는 마네킹으로 승부를 걸려는 것이다.

이 백화점 영캐주얼 담당 김규진 차장은 "청소년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는데는 '보는 즐거움' 이 중요하다" 며 "영캐주얼 업체들도 여기에 맞춰 마네킹 등 매장 디스플레이에 신경을 더 쓰고 있다" 고 말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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