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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불교문예' 시부문 신인상 62세 권화송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60대의 신인' . 머리를 갸우뚱거려 볼만 하다.

계간문예지 '불교문예' 시부문 신인상공모에 62세의 권화송 (權華松.본명 權赫究.대구시수성구두산동) 씨가 당선돼 화재다.

"회갑을 넘긴 나이에 '신인' 이라는 말을 들으니 회춘 (回春) 한 것 같습니다. " 權씨의 이번 당선작품은 '거울' . '무 (無)' 등 10편. 그가 시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지 1년여만이다.

지난해 9월 우연히 들렀던 한 백화점 문예교실에서 대구시인학교의 서지월 (徐芝月) 시인을 만나고부터다.

경북고를 나와 지난 54년 서울대 법대에 입학한 그는 소위 말하는 엘리트다.

하지만 고시를 공부하다 문듯 눈에 띈 정원의 한송이 꽃을 보고는 그만뒀다.

그날 이후로 줄곧 그의 머리속을 떠나지 않은 '존재의 본질' 에 대한 해답을 구하기 위해 불교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權씨가 현재 영남불교대학 법사직과 영남불교신문 논설위원 겸 경전교재편찬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것도 그때의 인연이다.

權씨는 "불교계에서 녹 (?) 을 먹다보니 깨달음과 진리의 세계에 접근하게 되고 그런 상 (想) 들에 대해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생겨 시를 쓰게됐다" 고 말했다.

자신을 '먼 길을 돌아서 온 지각생' 이라고 하는 權씨는 "모자라는 재능이지만 노력해서 되는 일이라면 앞으로 존재에 대한 탐색을 글로 옮기는 일에 여생을 보내겠다" 고 말했다.

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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