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멋 찾는 서울도심 전통 문화나들이 행사 풍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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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문화가 꽃피는 도시. 산좋고 물맑은 시골만이 여행지가 아니다.

도시의 살벌함을 가리기위해 인간이 만들어낸 '감동' .그것이 바로 문화다.

춤과 소리에 어깨짓이 절로 나고 먹음직스런 요리는 일상의 지루함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게 만든다.

박물관과 전통공연은 아득한 우리의 옛 시절을 상기시켜주는 활력소다.

최근 서울에는 전통공연.풍경전시회.궁중가례.문화강습.영산재등 다양한 문화를 여행과 접목시킨 공연이 크게 늘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 일상에서 벗어나 우리의 옛 멋을 찾는 문화여행을 떠나본다.

덕수궁 돌담길을 거닐다 마주치는 정동극장. 매주 화.금요일 오후 7시30분 '전통예술상설무대' 가 열린다.

이 무대의 주제는 한국의 맥박. 소리.장단.몸짓에 관객들은 손이 얼얼할 정도로 박수를 치고 '암만' '얼씨구' 등 추임새를 넣으며 흥을 돋운다.

공연이 끝난후 벌어지는 뒷풀이도 볼만한다.

공연진과 관객들이 극장 마당을 수차례 도는 강강수월래. 주위를 살펴보면 내국인뿐만이 아니다.

미국.일본.대만등 외국인이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와 관련 홍사종 정동극장장은 "전통무대는 요즘 내국인보다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아 지난달부터 특급호텔과 정동극장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행중" 이라고 설명한다.

국립국악원에서도 매주 화.토요일 오후 7시에 상설공연행사를 통해 우리의 소리와 춤을 생생하게 전달해준다.

인사동에 자리잡은 갤러리 사비나. 9일부터 18일까지 '서울의 풍경' 전시회를 갖는다.

판화에 등장하는 서울풍경은 덕수궁.창덕궁.광화문.한강. 판화로 보는 서울은 따뜻함이 남아있다.

봉원사 (서대문구봉원동) 의 영산재 (靈山齋) 는 부처가 법화경 (法華經) 을 설법할 때의 모습을 재현하는 불교의식으로 유명한 무형문화재. 매주 첫째 세째 토요일에 열리는 영산재에는 '영혼의 찌든 때' 를 벗고자하는 이들이 자주 찾는다.

영산재에서는 바라춤.나비춤.법고무등을 통해 깨달음과 자비에 대한 환희가 몸짓과 소리로 나타나고 의식이 끝난후 산채등 깔끔한 공양이 참가자들에게 주어진다.

서울놀이마당 (송파구잠실동) 도 서울에서 손쉽게 전통공연을 접할 수 있는 장소. 풍물놀이등 신명난 굿판과 오광대놀이등 전통공연이 무료로 펼쳐져 매주 3천명가량이 이 곳을 찾는다.

오는 14일 운현궁에서 열리는 궁중가례는 조선왕실의 혼례를 알려주는 행사. 왕실에서 폐물을 왕비가 될 집안에 보내고 왕비를 책봉하며 왕과 왕비가 술잔을 나누는 일에 이르기 까지 육례 (六禮)가 차례대로 선보인다.

남산골 한옥촌에서는 먹을 거리 강습회와 자수.침선.다도등 각종 문화강좌가 열린다.

오는 6.7일 열리는 궁중음식 발표회는 우리의 감칠나는 먹을 거리를 소개하는 행사. 궁중 김치는 팔도 김치가 선보이고 조대비 육순잔치상, 김치담그기시범, 김치찌개등의 요리가 공개된다.

63빌딩에서 열리는 '이집트유적 대탐험' 은 한강유람선투어를 결합한 문화여행상품으로 관심을 끈다.

투탄카문왕의 황금마스크등 기원전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던 이집트유물들을 볼 수 있고 유람선을 타고 한강을 돌아오는 일정이 준비돼 있다.

송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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