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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유상철 PO 2차전 승리 이끌고 병원신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나는 결코 쓰러지지 않는다' . 프로축구 울산 현대의 골잡이 유상철이 부상을 딛고 일어나 거듭된 혈전으로 지친 팀을 선봉에서 이끌었다.

유상철은 격렬한 몸싸움이 이어졌던 지난 24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포항 스틸러스 수비수 안익수의 발에 얼굴을 걷어차여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비틀거리며 일어나 다시 공격에 나섰던 그는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승부차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후 관중들은 투혼을 발휘한 유상철에게 갈채를 보냈지만 그는 결국 그날 밤 병원으로 실려갔다.

이튿날에도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을 정도로 후유증이 심했다.

천신만고 끝에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 울산으로서는 악재 중의 악재였다.

14골로 정규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는 유상철이 빠진 공격은 생각하기조차 힘든 일이었다.

더구나 울산은 이날 다른 선수들도 많이 다쳐 만신창이가 된 상태였다.

미드필더 천정희는 오른쪽 눈밑이 찢어졌고 이문석 역시 경기 직후 심각한 탈수현상을 보여 영양제 주사까지 맞았다.

수비수 박정배도 헤딩볼을 다투다 머리를 부딪친 이후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상철은 28일 수원 삼성과의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 선발로 출전했다.

만신창이가 된 팀이었지만 공격 선봉에 선 유상철의 파이팅은 다른 선수들에게 오히려 꼭 이겨야 한다는 투지를 불러일으켰다.

유상철은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일본 프로축구 J리그 요코하마 매리너스로 떠난다.

프랑스월드컵에서 돌아온 이후 스트라이커로의 대변신에 성공, 개인적으로는 이미 득점왕 자리를 예약했지만 마지막 시즌에서 반드시 팀을 우승으로 이끈다는 각오가 새롭다.

양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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