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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남용해 생기는 ‘027균’ 국내 첫 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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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장염이나 패혈증을 야기하는 치명적인 균이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대목동병원 정성애·태정현(소화기내과)·이미애(진단검사의학과) 교수팀은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동안 여섯 차례에 걸쳐 ‘항생제 유발성 중증 대장염’이 생긴 오모(52·여)씨의 대변을 검사한 결과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 027균(PCR 리보타입)을 발견했다고 7일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는 ‘저널 오브 코리안 메디컬 사이언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항생제 유발 장염이란 나쁜 균을 잡기 위해 사용하는 항생제가 유산균 등 좋은 균주를 죽여 보다 유해한 균이 장 내에 자라서 발생하는 장염을 말한다.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은 대개 메트로니다졸·반코마이신 등으로 치료가 잘되지만 027 균주는 독성이 강해 장이 커지는 ‘독성 거대 결장’이나 패혈증 등을 초래한다. 또 전염력이 강하고 치사율(14%)이 매우 높다. 2002년 캐나다 퀘벡에서 161명이 이 균에 감염돼 1년 이내에 60명(37.3%)이 사망했다. 그 이후 유럽·일본·미국 등에서 집단 발병한 적이 있었지만 국내에선 발견되지 않았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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