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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상장기업 166개사 올 사상 최고 이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불황의 역풍속에도 사상최고의 이익을 거둔 일본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전문분야에 자원을 집중해 독창적인 기술개발에 성공한 기업도 있고,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장악한 기업들은 가격주도권을 행사해 손쉽게 돈벌이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독자적인 서비스를 개발해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한 경우도 적지 않고, 비용을 최대한 절감해 이익을 늘린 '구두쇠' 회사도 많다.

22일 니혼게이자이 (日本經濟) 신문 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전체 상장기업 중 7%인 1백66개사가 올 회계연도 (98년 4월~99년 3월) 중 사상 최고이익을 거둘 것으로 나타났다.

◇ 압도적인 시장점유율 = 일본의 대표적 초우량기업인 캐논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 (OEM) 을 포함해 세계 레이저 프린터시장의 70%를 장악한 케이스. 캐논은 올해 예상이익이 전년대비 14.4%가 증가한 1천6백80억엔에 달할 전망이다.

일본전산은 올해 1천억엔 매출에 1백억엔의 경상이익을 남길 전망이다.

5년전 대비 매출액은 1.9배가 늘고 경상이익은 6배나 증가한다는 것. 약진의 원동력은 세계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컴퓨터 하드 디스크용 구동장치 (HDD) 의 모터. 일본전산은 이익의 대부분을 모터기술개발에 집중하면서 정상의 자리를 양보하지 않고 있다.

마브치모타도 세계의 직류소형모터 시장을 50% 점유하고 있다.

가격주도권을 잡은 이 기업은 디플레압력 속에서도 오히려 제품가격을 인상하는데 성공했다.

◇ 이색 서비스 = 기발한 서비스를 개발해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한 내수기업들도 적지 않다.

행정규제와 싸우면서 영역을 넓혀온 야마토운수는 3년 연속 매출.이익 증가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냉동식품의 택배사업인 '쿨 서비스' 에 뛰어들고 택배시간을 6개의 시간대로 나누어 차등요금을 받아 2백80억엔의 이익을 올릴 전망. 무려 35년 연속 사상최고 매출과 사상최고 이익을 올리고 있는 세콤은 불황으로 각종 범죄가 증가하면서 계약건수가 계속 늘고 있다.

공공요금을 경비단말기를 통해 낼 수 있고, 세콤을 통해 구급차를 부르는 이색서비스도 개발해 인기를 끌었다.

◇ 비용 감축.상표력 제고 = 대중 술집체인인 와타미식품은 전문 요리사들을 배제하고 값싼 주부 인력을 파트타임으로 고용해 비용절감에 성공, 17억엔의 순이익을 올릴 전망. 회사측은 "전문 요리사 대신 주부를 고용해 오히려 가정적인 맛을 낸 것이 고객의 관심을 끌었다" 고 말했다.

또 식품업계에서는 와인선풍을 타고 메르산이 칠레 와인을 수입해 인기를 끌고 있고, 나카다니엔 (永谷園) 은 일본식 물말이 밥인 오차쯔게 (お茶づけ) 하나로 1백50억엔의 이익이 예상된다.

도쿄 = 이철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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