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낙찰업체 19일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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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기아.아시아자동차 3차입찰 결과가 19일 공식발표된다.

그러나 산업은행 등 기아차채권단은 설사 낙찰자가 선정되더라도 부채탕감 요구액이 너무 클 경우 결과에 동의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입찰결과는 무효가 되며 기아는 수의계약으로 미국 포드사에 넘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아시아자동차 입찰사무국 관계자는 "응찰 4사를 대상으로 한 평가가 마무리지어졌으며 예정대로 19일 최고점수를 받은 낙찰자와 예비낙찰자를 발표할 예정" 이라고 18일 밝혔다.

평가결과 현대.대우.삼성.포드 등 응찰 4사중 현대.대우순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낙찰자로 선정되면 이들은 기아차 인수 후보자격으로 채권단과 구체적인 협상을 벌이게 된다.

현대 관계자는 "우리가 가장 낮은 부채탕감액을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응찰가.장기 현금흐름 계획.국민경제 기여도 등을 반영한 종합평점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대우도 현대와 비슷한 탕감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포드는 아시아차 주식 인수가격을 최소응찰가 (주당 5천원)에 크게 못 미치게 써내 자격을 상실했고 삼성도 낙찰권에서 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등 모든 응찰업체는 부채탕감 요구대상 금액인 9조8천억원 (총부채 11조8천억원중 채권단이 전액탕감키로 한 보증채무 등을 제외한 것) 중 7조원 이상 탕감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채권단 대표인 산은 관계자는 "입찰결과에 대해 통보받은 바 없지만 낙찰후보가 제시한 탕감요구액이 지나치게 많다면 받아들이기 힘들 것" 이라며 "내부적으로는 6조원선을 최대 탕감가능액으로 본다" 고 밝혔다.

담보가 설정돼 있는 채권만 2조3천억원에 달하는데 낙찰자가 이 정도 금액도 안 갚으려 한다면 청산절차에 따라 처리하는 것보다 나을 게 없다는 얘기다.

유종열 (柳鍾烈) 기아관리인도 "아직 최종보고를 못 받았다" 면서도 "채권단과의 협의가 필요하다" 고 말했다.

기아.아시아는 법정관리 상태라 낙찰자를 선정한 뒤 법원의 정리절차에 따라 ▶정리담보권 (담보가 있는 채권) 은 채권단의 5분의 4 ▶정리채권 (무담보 채권) 은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각각 얻어야 처리가 가능하다.

채권단이 낙찰자가 내건 부채탕감 조건을 거부할 경우 기아차 처리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며 입찰이 아닌 새로운 처리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새 처리 방안으로는 수의계약이 유력시되며 이 경우 포드가 최우선 대상업체가 될 것으로 업계는 점치고 있다.

차진용.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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