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공간 소비자목청 드높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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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국내 회사의 노트북컴퓨터를 샀는데 액정화면에 문제가 있는지 점점이 떠오르는 은하수 현상이 심해요. " "잠실에 사는 01× 개인휴대통신 (PCS)가입자예요. 롯데백화점 앞의 후미진 곳에서는 통화이탈 표시가 나와요. 해결 좀 해주세요. " 인터넷과 PC통신 등 사이버 공간에서 소비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품을 사용해 본 네티즌들이 자신의 경험을 글로 써서 올리거나 문제가 있으면 이를 즉시 전자게시판에 올리는 등 '소비자 주권시대' 의 고발정신을 발휘하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또 관심 있는 각종 소프트웨어에 대해 동료 네티즌의 의견을 수렴해 베스트 소프트웨어 순위를 매겨 관련 제품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에게 참고가 되기도 한다.

◇ 소비자운동 = 대표적인 인터넷 사이트로는 한국소비자연맹.한국여성단체협의회 등 국내 8개 소비자단체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소비자보호단체협의회의 '피스넷' 이 있다.

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신경숙 간사는 "지난 8월까지 하루 40건 정도이던 불만접수 건수가 9월 이후 크게 늘어 지금은 1백건에 육박한다" 고 말했다.

전화로 걸어 일일이 상담하는 것보다 전자우편을 통하면 보다 자세히 고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것이 신간사의 설명. 이 사이트에 들어가면 회원단체 홈페이지에 개별 접속도 가능하고 소비자 문제가 관련된 국내외 최신 소식을 접할 수 있다.

YMCA의 시민중계실은 '신문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 과거에 문제가 됐던 사안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정리해놓고 있다.

◇ 노트북컴퓨터 = PC 교육강사 반경진씨는 최근 자신의 노트북컴퓨터 화면이 고장 나 발만 동동 구르다가 PC통신을 통해 이를 싸게 고쳐주는 업체를 소개받아 수리비를 40만원이나 절약할 수 있었다.

노트북컴퓨터는 들고다니다 보면 고장이 나기 쉬워 애프터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많이 접수된다.

◇ 휴대폰 = 웬만한 젊은이라면 하나씩 갖고 있는 휴대폰도 네티즌들의 집중적인 성토대상이다.

이제 막 출고되기 시작한 접는 휴대폰 '폴더형' 제품에 대한 사용소감이 벌써 올라와 있다.

특히 제품이 수준 이하일 때는 통렬한 비판을 가한다.

천리안의 이동통신사용자동호회, 유니텔의 이동통신 동호회를 보면 "시속 1백㎞ 이상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는 소리가 찌그러진다" 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 소프트웨어 = 이 분야 역시 네티즌이 놓칠 리 없다.

대표적인 코너가 나우누리의 소프트웨어평가단 코너. 매달 베스트 소프트웨어가 발표된다. 9월에는 널소프트사의 윈앰프가 1등에 올랐다.

이 코너가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소프트웨어 라이벌전. 요즘에는▶통신프로그램인 새롬의 '데이타맨' 대 '이야기' ▶인터넷 브라우저인 '넷스케이프' 대 '익스플로러' 를 두고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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