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잔디 다칠라 … 마돈나 콘서트 안 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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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헝가리 축구협회가 세계적인 팝스타 마돈나의 콘서트에 제동을 걸었다. 헝가리 통신사 MTI는 4일(한국시간) “헝가리 축구협회가 잔디 보호를 위해 23일 수도 부다페스트의 페렌크 푸스카스 스타디움에서 열릴 마돈나의 콘서트를 허가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헝가리 축구협회가 잔디 보호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한 헝가리는 현재 남아공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A조 2위(4승1무1패)를 달리고 있다. 1위 덴마크(5승1무)와의 승점 차는 3점. 따라서 다음달 6일(스웨덴)과 10일(포르투갈)로 예정된 홈 2연전은 24년 만의 월드컵 진출에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헝가리 축구협회는 이번 경기를 위해 지난 2년간 잔디 관리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무대 설치로 잔디가 훼손되면 이 모든 계획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잘 관리된 잔디는 좋은 경기력을 위한 필수 요소다. 각국 축구협회가 잔디 관리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꿈의 무대’로 불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장소를 정하는 데도 잔디 상태는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지난 4월 영국축구협회는 FA컵 준결승을 치른 뒤 ‘축구 성지’ 뉴웸블리 구장의 잔디 상태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자 올 시즌 개막 전까지 잔디를 교체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반해 국내 경기장의 잔디 보호에 대한 인식은 아직 부족하다. 주요 친선경기 하프타임에는 유명 가수들의 공연이 빈번히 열리고, 유력 인사들이 구둣발로 들어와 시축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정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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