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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광장들 ‘도심 속 쉼터’ 리모델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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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 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의 7번가와 42번가가 교차하는 지점에 자리 잡은 타임스 스퀘어.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최근 차도를 막아 시민과 관광객들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휴식처를 만들었다. [뉴욕=뉴시스]

광화문 광장이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등장했다. 복잡한 도심 내 쉼터를 가꾸거나 넓히는 건 세계적인 추세다. 해외 대도시의 많은 광장이 보다 친근하고 안전한 공간으로 탈바꿈했거나 변신하고 있다.

◆‘차 없는 거리’ 타임스 스퀘어=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에 위치한 타임스 스퀘어는 7번 애비뉴와 42번 스트리트가 만나는 곳이다. ‘세계의 교차로’로 불린다. 1904년 뉴욕 타임스(NYT)가 이곳으로 이전하면서 타임스 스퀘어란 이름이 붙었다. 12월 31일 밤엔 수만 명의 인파가 몰려드는 세계적 명소다. 극심한 교통 혼잡으로도 유명했던 이곳은 최근 차 없는 거리가 됐다.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이 ‘도심을 위한 녹색 신호등’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6월부터 주변 도로의 차량 통행을 완전 금지한 것이다. 뉴욕시는 차가 없어진 도로를 광장으로 편입시켰다. 일부 차도는 자전거 전용도로와 산책로로 바꿨다. 일각에선 타임스 스퀘어 특유의 활기가 사라지고 주변 상권이 위축될 것이라는 반대론도 나왔지만 두 달 만에 도심 속 쉼터로 자리 잡으면서 우려하던 부작용은 생기지 않았다.

◆‘보행자 천국’ 트래펄가 스퀘어=영국 런던 중심에 자리한 트래펄가 스퀘어는 1805년 트래펄가 해전의 승리를 기념해 만든 곳이다. 광화문 광장에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있는 것처럼 프랑스·스페인 연합 함대를 상대로 역사적 승리를 거둔 넬슨 제독의 기념비가 서 있다. 런던시는 이런 명소를 시민들이 더욱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01년 ‘월드 스퀘어스 포 올(모두를 위한 세계 광장)’이란 계획을 발표했다. 광장 주변 도로 일부를 개조해 보행자와 대중교통 이용자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광장 북쪽 차도를 통제하고 그 위쪽에 있는 내셔널 갤러리로 바로 이어지도록 널찍한 계단을 만들었다. 장애인을 위해 광장 주변 길의 모든 턱도 없었다. 광장 한편에는 자전거 주차장을 설치했다. 3년여의 공사 끝에 트래펄가 스퀘어는 내셔널 갤러리, 성 마틴 교회 등 주변 관광 명소와 보행로로 연결되는 사통팔달의 광장으로 거듭났다.

◆볼거리 풍성한 천안문 광장=중국 베이징(北京) 천안문(天安門) 광장은 ‘중국의 심장’으로 불린다. 과거에는 중국의 위용을, 현대에는 격동의 역사를 상징한다. 베이징시는 2008년 올림픽 개최 전 광장과 주변을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장애인과 노약자의 불편이 없도록 광장 전체의 요철을 없애고 광장으로 통하는 도로의 턱도 없앴다. 또 한 세기 전 베이징의 대표적인 상업지구였던 광장 남쪽의 전통거리 전문대가(前門大街)를 과거 모습으로 복원했다. 시 당국은 1년여의 복원 공사 끝에 청나라 말기 북적대던 시장통을 재현해 냈다. 고풍스러운 옛길 위에는 100여 년 전 베이징 시민들의 발이 됐던 전동차인 ‘당당차’가 분주히 오간다. 이런 노력 덕분에 천안문 광장과 주변은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면서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복합공간이 됐다.

◆복합 문화공간 꿈꾸는 토론토 시청 광장=캐나다 토론토 시청 앞의 네이선 필립스 광장은 새롭게 단장 중이다. 토론토 시민의 대표적 휴식처인 이곳은 여름에는 농산물 시장이 서고, 겨울에는 아이스스케이트 링크로 바뀐다. 그러나 스포츠센터 외에 별다른 편의시설이 없어 토론토시는 2007년 광장을 리모델링하기로 결정했다. 시는 자작나무로 둘러싸인 ‘평화의 정원’과 숲 속 오솔길을 연상시키는 산책길을 조성하고 있다. 광장 한편에는 노천 무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기존 스포츠센터의 밋밋한 콘크리트 외벽은 전면 통유리로 개조된다. 이를 위해 4000만 캐나다 달러(약 450억원)가 투입된다.

이에스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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