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인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자 엔화 예금이 급증하고 있다. 엔화 예금과 원화 예금의 금리차에서 생기는 이익에 세금이 붙지 않아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상반기 중 외국환은행의 외화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엔화 예금은 51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말에 비해 88.1% 증가했다.
엔화 예금이 급증한 것은 원화와 엔화 예금의 금리차 때문이다. 예컨대 원화 1억원을 엔화 1000만엔으로 바꿔 예금한 뒤 1년 뒤에 다시 원화 1억원으로 되찾는 계약을 할 경우 엔화 예금금리 1%에 원화 예금 금리와 엔화 예금 금리의 차인 3~4%포인트의 금리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이때 원화 예금과 엔화 예금의 금리차는 투자수익으로 분류돼 이자소득세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원화 1억원을 그대로 정기예금에 맡겨두는 것보다 0.5~1%포인트의 절세 효과가 있다는 것.
한국은행 국제국 감충식 차장은 "저금리 기조가 안정적으로 지속되자 엔화와 원화의 금리차를 이용한 투자가 기업은 물론 개인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며 "엔화 예금의 급증으로 6월 말 현재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도 214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말에 비해 38.4%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