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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요청'한 북측창구는 '대선 대책반'공작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북한측에 판문점 총격을 요청했다는 혐의로 구속된 한성기씨 등이 지난해 12월 10일 중국 베이징 (北京)에서 접촉한 북한측 인물들은 한국 대선을 앞두고 구성돼 중국에서 활동하던 북한의 '남조선 대선 대책반' 소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밝힌 북한 대외경제위원회 참사관 이철운 (44).김영수 (64) 와 아세아.태평양평화위원회 소속 박충 (50) 은 북한의 대남공작 전문가들로 지난해 4월부터 베이징에 머무르며 대선 정세분석, 한국측 인사 접촉 등을 담당해왔다고 소식통들이 밝혔다.

이중 가장 나이가 젊은 이철운은 본명이 '리철' 로 대외직명은 참사이지만 보통 공작원들과 달리 별도 감시를 받지 않고 중국 안팎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실력자로 알려졌다.

이들 3명은 대선 후에도 중국에 계속 머무르다 지난달 북한의 정권수립 기념일인 9.9절을 전후해 평양에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철운 등은 대선 당시 베이징의 캠핀스키호텔 7층에 머무르며 '샘물사업' 이라는 암호명으로 불린 한국 대선 관련활동을 벌였으며 한국 관련 사업을 맡은 공작반은 이들 외에 2개팀 정도가 더 있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대책반은 베이징을 방문한 남한측 인사들과 직접 접촉하는 외에 한국 신문.방송의 대선보도 동향, 대선후보 토론회 결과분석 보고서 등을 만들어 그때그때 북한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베이징 북한 대사관의 통제에서도 벗어나 있으며 북한측 대남공작 부서의 직접지령 아래 주로 베이징 시내 호텔을 근거지로 삼아 활동을 벌여왔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베이징 = 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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