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총격요청 사건' 검찰수사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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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판문점 총격 요청설 수사에서 '철통 보안' 을 강조하고 있는 검찰은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친동생 회성 (會晟) 씨가 이미 출국금지된 사실도 확인하지 않은 채 부인으로 일관하다 하루만에 이를 번복.

서울지검 고위 간부들은 회성씨의 출국금지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결같이 부인하다2일 오전 양재택 (梁在澤) 공보관을 통해 "이번 사건을 안기부로부터 넘겨받은 뒤 지난달 28일 출국금지 조처를 내렸다" 고 시인했다.

서울지검 이정수 (李廷洙) 1차장은 보도진이 수사 진행상황 설명을 요구하자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은 한마디도 말해줄 수 없다" 며 "다른 곳 (안기부.정치권을 지칭)에서 듣고 검찰 관계자가 말한 것처럼 보도하지 말아달라" 고 요청하기도.

○…구속된 한성기 (韓成基) 씨가 "안기부에서 고문당해 허위진술을 했다" 고 변호인에게 주장한 내용이 정치권에서 쟁점화된데 이어 앞으로 재판과정에서도 변호인측과 검찰 사이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전망.

최근 韓씨를 안기부에서 두차례 접견한 강신옥 (姜信玉) 변호사는 "韓씨를 만나보니 양 무릎이 다 깨지는 등 가혹행위 흔적이 역력했고, 韓씨도 9월 14일 안기부에서 조사받던중 고문당한 사실 등을 털어놨다" 며 "韓씨에게 고문당한 구체적인 정황을 자술서 형식으로 써놓으라고 했다" 고 전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안기부에서 어떻게 조사를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검찰에선 전혀 가혹행위가 없었다" 며 "고문 이야기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 고 대답.

○…대검 공안부 관계자는 "수사가 채 익기도 전에 공개돼 매우 힘들어졌다" 며 앞으로 수사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 진형구 (秦炯九) 대검 공안부장은 "서울지검 공안1부에서 진행하는 수사는 대검 공안부 라인도 거치지 않고 검찰총장에게 직보된다" 며 극비수사를 강조.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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