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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암 환자]어떻게 간호하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말기암 환자의 가족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얼마나 생존할 수 있을까 하는 것.

서울대병원 내과 허대석 (許大錫) 교수.한일병원 가정의학과 윤영호 (尹永鎬) 과장팀은 최근 대한암학회지에 91년 3월부터 96년 2월까지 서울대병원에서 말기암 판정을 받은 18세 이상 환자 2백7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11주의 생존기간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최장생존기간은 88주, 최단생존기간은 1주로 환자마다 생존기간이 다양했지만 80%가 20주 이내에 사망했다는 것. 말기암은 수술.항암제.방사선치료 등 기존 암치료로 생명연장의 효과를 전혀 기대할 수 없음을 감안할 때 일단 진단이 내려지면 2달 남짓밖에 생존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같은 생존기간은 의료계에서 흔히 통용되고 있는 6개월보다 훨씬 짧은 것. 따라서 환자가 여생을 정리할 수 있는 기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선 의료진이 결과를 보다 일찍 통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다.

그렇다면 말기암 환자의 생존기간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는 무엇일까. 이번 연구결과 생존기간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통증으로 나타났다.

통증이 심할수록 빨리 사망한다는 것. 예컨대 일반 진통제로 조절가능한 경우에 비해 마약주사가 필요한 경우는 평균 4주 빨리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말기암 환자의 74%가 마약주사가 필요할 정도로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처럼 통증이 심한 암환자에겐 적절한 통증관리와 더불어 임종을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을 빨리 줘야 한다는 것. 진단 당시 신체 활동도 중요한 요인으로 밝혀졌다.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암환자는 거동이 불편해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있어야 하는 암환자보다 평균 7주나 오래 생존했다는 것. 그러나 남녀 성별의 차이와 연령, 암이 생긴 부위, 식욕부진과 호흡곤란과 같은 증상은 모두 생존기간과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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