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제주도 슬롯머신 허용 검토…김원길 정책위의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김원길 (金元吉) 국민회의 정책위의장은 29일 "제주도 지역에 한해 관광호텔의 슬롯머신 영업을 허용해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 이라며 "관광객 유치 등 상황을 봐가며 부산 해운대를 비롯한 내륙지방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수도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金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제주도를 세계적 관광도시로 키우기 위한 종합계획의 하나로 제주도민이 동의한다는 전제하에 슬롯머신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 고 밝히고 "마작장이나 빠찡꼬장도 허용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또 현재는 관광호텔 주인이 골프장을 못짓도록 한 규제를 풀어 골프장.관광호텔을 묶어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와 여당은 7년간 법인세 감면등 각종 면세혜택이 주어지는 외국인투자촉진법 적용대상에 관광산업을 포함시키고, 내국인이 운영하는 관광호텔을 사치향락산업에서 수출전략산업으로 변경해 각종 세금을 깎아주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 관광산업 활성화 논의 배경 = 관광 산업의 극심한 불황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특히 관광호텔은 전국 4백55개중 1백20여개가 도산이나 자금난으로 휴.폐업상태에 있을 정도로 전 업계가 불경기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 일각에서마저 "이대로 내버려두면 2000년 아시아.유럽정상회의 (ASEM) 행사나 2002년 월드컵 경기대회 때 아무리 외국인들이 와도 숙박시설이 태부족한 상황에 직면할 것" 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관광업계가 불황타개책으로 세금 감면과 함께 다양한 부대오락시설 허용을 적극 건의하면서 슬롯머신 영업 허용 논의가 급부상했다.

특히 제주도에 중국인이나 일본인 관광객들을 대거 유치하기 위해선 이들이 즐길 수 있는 위락시설이 충분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관광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최근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진 제주도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경우 "밤에 즐길만한 시설이 없다" 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