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지칭한 신약후보물질은 세포막에 자리 잡은 Wnt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은 중외제약의 신호전달 억제제였다. 대장암의 80∼85%는 비정상적인 Wnt 신호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셉틴(유방암 치료제)·글리벡(백혈병 치료제)·이레사(폐암 치료제) 등 다양한 단백질의 신호전달을 억제하는 항암제는 있었지만, Wnt 신호를 억제하는 약물은 없었다. 중외제약은 Wnt를 억제하는 물질(CWP231A)을 개발해 놓고 임상시험을 기다리고 있다. 성공하면 글리벡에 내성을 보이는 백혈병과 Wnt가 연관된 피부암·간암에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문 교수는 “Wnt 신호전달 경로가 발견된 지 26년이 지나도록 제넨텍이나 노바티스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는데 한국 업체가 가장 먼저 후보물질을 찾아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후보물질은 암세포를 죽이면서 정상세포를 죽이지 않기 때문에 성공할 가능성이 적잖다”고 덧붙였다.
심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