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암제 권위자 랜달 문 “혁신적 항암 신약 한국서 나올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9면

미국 워싱턴 의대에서 줄기세포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랜달 문(58·사진) 교수는 항암제 개발 분야의 권위자로 통한다. 특히 세포 간 신호전달물질과 관련된 항암제 분야에서 유명하다. 중외제약의 초청으로 방한한 그는 27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국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외제약 후보물질 높은 평가적인 신약이 아시아, 그것도 한국에서 개발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제약사들이 제네릭(복제약) 위주의 연구개발에 치중한다고 들었는데 다시 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지칭한 신약후보물질은 세포막에 자리 잡은 Wnt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은 중외제약의 신호전달 억제제였다. 대장암의 80∼85%는 비정상적인 Wnt 신호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셉틴(유방암 치료제)·글리벡(백혈병 치료제)·이레사(폐암 치료제) 등 다양한 단백질의 신호전달을 억제하는 항암제는 있었지만, Wnt 신호를 억제하는 약물은 없었다. 중외제약은 Wnt를 억제하는 물질(CWP231A)을 개발해 놓고 임상시험을 기다리고 있다. 성공하면 글리벡에 내성을 보이는 백혈병과 Wnt가 연관된 피부암·간암에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문 교수는 “Wnt 신호전달 경로가 발견된 지 26년이 지나도록 제넨텍이나 노바티스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는데 한국 업체가 가장 먼저 후보물질을 찾아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후보물질은 암세포를 죽이면서 정상세포를 죽이지 않기 때문에 성공할 가능성이 적잖다”고 덧붙였다.

심재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