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중도실용이 정부의 근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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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얼굴)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들에게 “중도실용주의는 이명박 정부와 정권의 근간(根幹)”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26일 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이명박 정부는 향후 중도실용주의 기조로 계속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선언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22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사회적 통합이라는 것은 구호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사회 전체가 건강해지려면 중도가 강화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너무 좌다 우다, 진보다 보수다 이념적 구분을 한다”며 ‘중도 강화론’이란 화두를 처음으로 던졌었다. 그로부터 꼭 한 달 뒤 이 대통령은 중도실용주의를 향후 이명박 정권의 핵심 키워드로 못박은 것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중도강화론의 화두를 처음으로 던진 이후 다양한 분야와 이념적 배경을 가진 우리 사회의 원로들과 소통하며 자신의 구상을 다듬어 왔다” 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최근 만난 인사들 중엔 ‘보수와 진보라는 양극단의 이념적 대립을 지양하고 중도세력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 합의’라는 중도적 입장에서 좌우의 극단적 대립을 비판해온 이화여대 김우창 석좌교수 등도 포함돼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 교수를 비롯한 학자들과의 만남에서 이 대통령은 ‘윤리적으로 제어되지 않는 시장경제와 자본주의는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는 취지로 윤리적 가치가 동반된 시장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만큼 이념적 대립이 강한 국가가 없지만 현 정부는 향후 중도실용주의를 토대로 국민통합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익명을 요청한 청와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8·15 기념사 역시 중도실용을 통한 국민통합이 핵심적인 강조점이 될 것”이라며 “경제위기 상황이 최악의 국면은 탈출한 만큼 8·15를 기점으로 국민통합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내건 ‘중도 실용’의 컨셉트는 8월 중에 단행될 예정인 청와대와 내각 개편 등 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승욱·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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