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경제] ‘경기침체’ 검색 건수 줄면 바닥 신호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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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로런스 서머스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최근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강연에서 “이제 경제의 자유낙하(Free-fall)가 끝났다”고 말했다. 근거로 제시한 것은 고용지수·경기선행지수 등 골치 아픈 경제지표가 아니었다. 바로 구글의 검색 건수 추이였다.

그는 구글에서 ‘경기 침체(Econ­omic Depression)’란 단어의 검색 건수가 지난해 말 크게 늘었다가 최근 눈에 띄게 줄었다고 지적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사람들의 두려움이 그만큼 줄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네이버에서 ‘경제위기’라는 단어를 검색한 건수를 월별로 분석해 보면 지난해 여름 이후 큰 폭으로 늘었다.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경제위기’ 검색 건수는 조사 기준연도인 2006년 7월보다 무려 211배나 증가했다. 하지만 6월에 이 단어의 검색 건수는 2006년 7월에 비해 43배 많은 데 그쳤다. 최근 들어 ‘경제위기’ 검색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정교한 표본이 아닌 만큼 정확한 지표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다만 언제 경기가 방향을 틀 것인지를 가늠하는 데 유용한 지표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윤기 경제연구실장은 “검색어 트렌드는 일반 소비자들의 기대심리가 담긴 선행지표로 볼 수 있다”면서 “경제의 전환점을 파악하는 보조지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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