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열기가 뜨거웠던 이유는 이번 선거가 전당대회의 전초전 성격을 띠었기 때문이다. 시·도당 위원장은 전당대회 대의원 선정에 영향력을 미치는 자리다. 권 의원이 친이명박계 소장파와 친박근혜계의 지지를 받은 반면, 전 의원은 이재오계와 정몽준 최고위원이 지지했다. 이재오계는 10월 재·보선에 앞서 9월 조기 전당대회를 실시하자는 입장이고, 친박계는 이에 반대해 왔다. 권 의원은 당선 직후 “이번 경선은 화합을 주장하는 사람들과 화합보다 다른 것을 우선시하는 사람들의 경쟁이었던 만큼 화합과 단합의 바람을 한나라당 전체로 전파하겠다”고 말했다. 9월 조기 전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번 결과로 서울의 ‘최대 주주’로 꼽히던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영향력에 금이 갔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선 초기에는 전 의원이 탄탄한 조직표를 바탕으로 당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권 의원이 친이 소장파·친박계·중립파까지 광범위한 지지를 이끌어내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경선은 한때 과열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20일께 여의도에는 이 전 최고위원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 전 최고위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갈수록 태산이다.…멀쩡한 사람을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니”라는 글을 올렸다. 경선 직후에는 “무엇이 좀 유리하다고 교만하지 말고 뭐가 좀 불리하다고 비굴해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정두언, 9월 전대에 힘 실어=한편 친이계 핵심인 정두언 의원은 23일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위해 화합형 9월 조기 전당대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도 방관자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당의 주요 지도자로서 책임 있는 입장을 가져 달라”고 말했다.
선승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