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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젊음 ④ 프로젝트 그룹 ‘어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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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공연 컨셉트에 맞게끔 사진도 유쾌하고 신나게 찍었다. 왼쪽부터 리휘, 제이신, ‘마호가니킹’의 진문식·홍아라·이한선. [오종택 기자]

이름 한번 ‘거시기’하다. 프로젝트 그룹명 ‘어떤’. 구성도 헷갈린다. 그룹은 5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세개의 팀이 묶여서 하나가 된 거란다. 3명은 ‘네오 소울’을 추구하는 인디 그룹 ‘마호가니 킹’, 한명은 ‘리듬앤블루스’ 계열의 노래를 부르는 솔로 가수 제이신(J. Shin·29·본명 신정훈), 남은 한명은 무용가 리휘(26)다.

아, 네 명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 와중에 한 명이 춤을 추는 형태? 그게 또 아니었다. 노래를 부르는 네 명이 오히려 춤을 추었다. 그렇다면 댄스 그룹? 그것도 아니었다. 춤이라기보단 무슨 요상한 동작에 가까웠다. 오히려 춤을 춰야 할 무용가 리휘는 무대에 등장하기 보단 전체적인 연출에 주력했다.

이처럼 프로젝트 그룹 ‘어떤’은 낯선 구성과 낯선 방식으로 색다른 공연을 보여주는 이들이다. 그러나 정작 이들은 “복잡하게 따질 필요가 없다”며 태연하다. “새로운 무언가를 던지고 싶은거죠. 뻔한 건 재미없잖아요.”

이들이 뭉친 건 지난해 말이다. 알고 지낸 건 4년이 넘었단다. 리휘는 연변 조선족 출신이다. 2004년 한국으로 유학와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을 다녔다. 그는 전통적인 무용 동작에 의문을 제기한다. “춤 동작의 많은 근원이 농사짓는 아낙네의 모습 등에서 따온 거잖아요. 그건 과거형일 뿐이죠. 박제화 된 ‘춤’이 아니라 일상 속에 살아 있는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게 더 무용다운 거 아닐까요.” 그는 또 “보는 것을 따라하기 보다 영혼이 젖어들고 싶었다”란 말도 했다.

이런 리휘의 의견에 ‘마호가니 킹’ 멤버들과 ‘제이신’도 동의했고, 그래서 함께 작업을 하게 됐다. ‘마호가니 킹’의 리더인 이한선(29)씨는 “규격화된 춤이 아닌 연극적인 움직임을 전해주고 싶다”며 “우리같은 뚱뚱한 몸매의 사람들이 춤을 추면 관객들은 더 즐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CJ아지트’ 무대에 오르는 공연은 4장으로 구성된다. 첫 장 ‘화양’은 지하철 타기, 길가다 넘어지기 등 현대인의 일상을 형상화한다. 2, 3장 ‘무제-전환’은 세트를 옮기는 장면 등을 공연 형태로 풀었고, 4장 ‘화창’에선 본격적인 노래가 등장한다. 보컬리스트 네명이 뿜어내는 목소리는 화려한 코스 요리를 맛보는 것처럼 다채롭다. 깨끗하고 포크적인 느낌(홍아라)이 나다가, 중저음의 굵은 톤(진문식)이 가슴을 턱턱 치기도 한다.

▶프로젝트 그룹 ‘어떤’의 ‘화양-무제-전환-화창’=24일 오후 8시, 25일 오후 6시. 서울 마포구 신정동 CJ아지트. 홈페이지(www. cjazit.org)를 통해 신청해야 입장 가능함. 무료. 02-3272-2616. 

최민우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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