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도 배구한다! ‘배구는 겨울 스포츠’ 고정관념 깨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5면

상식 깨기에 도전한다. 겨울철 실내 스포츠 프로배구가 한여름에, 그것도 대표적 피서지인 부산에서 대회를 연다.

지난 3년간 ‘한국배구연맹(KOVO)컵’이라는 명칭으로 치러졌던 프로배구 컵대회가 올해는 ‘컵’이라는 명칭을 떼고 대신 국제대회로 변신했다. ‘2009 부산·IBK기업은행 국제배구대회’로 명명된 이번 대회는 남자 9개 팀, 여자 7개 팀 등 16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24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개막한다. 왜 한여름에, 그것도 부산에서 대회를 할까. 배정두 KOVO 사무국장은 “우선 배구는 겨울에만 한다는 인식을 깨기 위해서, 그 다음은 사람들(피서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으로 배구가 직접 찾아가는 차원에서”라고 설명했다.

◆성사시키기 쉽지 않았던 국제대회=KOVO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초청하면 다들 나오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배구의 경우 가을~이듬해 봄은 각국 리그, 여름에는 국가대표 간 경기가 각각 열린다. 한국이 월드리그 결선에 올랐다면 대회 기간이 겹쳐 대표선수들이 빠지는 반쪽 대회가 될 뻔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여자 그랑프리 대회는 대회 기간이 겹쳤다. 이성희 감독을 비롯해 선수 6명이 대표팀에 뽑힌 여자부 GS칼텍스는 이번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일부 외국팀은 이번 대회를 ‘전지훈련’으로 생각, “가능한 한 많은 경기를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런가 하면 상금(우승 3만 달러·약 4000만원)에 눈독을 들인 이란은 “대표팀을 보내면 안 되느냐”는 엉뚱한 제안을 하기도 했다.

◆신생 팀, 새 외국인 선수에 관심=이번 대회는 각 팀의 다음 시즌 준비 상황을 엿보는 기회다. 먼저 신생 팀 우리캐피탈과 환골탈태한 켑코45에 쏠리는 관심이 크다.

김남성 우리캐피탈 감독은 “우리 실력의 80%만 발휘하면 어떤 팀과도 대등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제2의 여오현’이라는 리베로 이강주와 월드리그를 통해 업그레이드된 센터 신영석 등이 믿는 구석이다.

강만수 감독을 영입한 켑코45는 기존 4강 팀들의 최대 경계 대상이다. 지난 시즌 상무 돌풍을 이끈 ‘팀 전력의 절반’이라는 세터 김상기가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했다. 또 미국 대표 출신인 브룩 빌링스를 일찌감치 팀에 합류시켜 호흡을 맞췄다. 이번 대회에 나오는 국내 팀의 외국인 선수는 빌링스와 크리스티안 팜펠(LIG손해보험)뿐이다.

여자부에서는 김연경(일본 JT)이 떠난 흥국생명의 변신과 여자 팀 사령탑을 석권한 서울시립대 동문 선후배 간의 자존심 대결에 관심이 집중된다.

장혜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