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폴리텍Ⅳ대학 아산캠퍼스] 취업률 95%로 폴리텍 1등 대학 ‘등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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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폴리텍IV대학 아산캠퍼스 영상매체과 장석주 교수(왼쪽에서 세번째)가 학생들에게 스튜디오 촬영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사진=조영회 기자]

최근 한국폴리텍대학이 전국 11개 대학 38개 캠퍼스 취업률(2009년 2월 졸업생)을 조사한 결과 아산캠퍼스가 취업률 95%로 1등을 차지했다.

서울, 인천, 대전, 대구, 부산 등 대도시 캠퍼스를 비롯해 이른바 산업도시로 불리는 지역에 소재한 캠퍼스를 모두 따돌리고 당당히 취업률 정상의 자리를 차지해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특히 메카트로닉스과와 영상매체과는 졸업생 전원이 취업에 성공했다. 졸업생들의 취업 만족도도 높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도 원하는 직업을 구하지 못하는 마당에 비결이 뭘까 궁금해진다. 기술 사관학교라 불리는 아산캠퍼스를 가봤다.

◆교육시스템의 차별화=아산캠퍼스에 입학하면 학생들은 1년에 총 3학기 수업을 받는다. 16주 수업→4주 방학→16주 수업→8주 현장실습을 받는 교육과정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2년을 다니면 총 2600시간의 수업을 받게 된다. 보통 우리나라 2년제 대학 수업시간이 1700시간인 것과 비교하면 무려 900시간 정도 수업을 더 받는 셈이다. 이 때문에 아산캠퍼스에 입학한 학생들은 스스로를 고등학교 4학년이라 부른다.

아산캠퍼스는 메카트로닉스, 전자, 정보통신시스템, 시각디자인, 영상매체, 자동차기계, 자동차금형, 산업설비자동화 등 모두 8개 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2006년부터 졸업생들의 취업률과 지역 산업체 현황을 분석해 기존 5개 학과를 8개 학과로 개편했다. 아산캠퍼스는 2002년 아산정보기능대학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당시 정부가 국가정책으로 IT산업을 육성할 때라 관련 학과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정작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저조했다.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IT 관련 업체 취업 자체가 쉽지 않았다. 또 대부분 지역출신인 졸업생들로서는 타지 생활을 하면서 들어가는 기본적인 생활비 부담도 만만치 않아 취업을 꺼리는 학생들도 많았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산캠퍼스는 철저하게 지역 사업체 현황을 분석하고 이들이 원하는 인재양성을 위해 관련 학과를 신설해 나갔다. 또 지역 기업의 기술 실무자들을 수업에 직접 참여 시켰다. 학교 교수진과 지역 기업 실무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학기마다 프로젝트를 만들고 재학생들을 훈련시켰다.

교수들은 1인당 지역에 있는 10개 이상의 기업을 전담해 산학협력을 강화했다. 또 교수 1인당 10명 내외의 학생들을 소그룹으로 묶어 기업이 원하는 기술을 집중적으로 가르쳤다. 전담교수들은 학생이 졸업해도 5년 동안 취업한 기업을 오가며 사후관리를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2년 동안 직접 검증한 실력 있는 학생들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신입사원을 뽑아 현장 투입 때까지 들어가는 수습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컸다. 별도의 교육비용을 들일 필요도 없었다.

영상매체과 문예준(21·1년)씨는 “고교 졸업 후 직장생활을 했지만 나하고는 맞지 않는 일을 하다 보니 힘들었다. 뒤늦게 적성에 맞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 폴리텍대학에 입학했다. 대부분 수업이 실습위주로 진행돼 실력이 빨리 느는 것 같다. 선배들 대부분이 원하는 기업에 취직했기 때문에 열심히 하면 나도 좋은 직장에 취업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김광복 아산캠퍼스 교학팀장(자동차기계과 교수)은 “평생직장이라는 말은 이미 사라졌다. 나만의 확실한 기술을 가지고 평생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역량을 길러내는 것이 폴리텍Ⅳ대학 아산캠퍼스의 교육 목표”라고 말했다.


취업률 1등 … 이렇게 했다

1. 지역 기업이 원하는 학과를 개설한다.
2. 교수 1명이 최소 10개 지역기업과 파트너 십을 만든다.
3. 교수 1명이 최대 10명의 재학생을 전담하고 졸업 후 5년까지 사후 관리한다.
4. 철저하게 지역기업이 원하는 현장실습 중심의 수업을 한다.

◆한국폴리텍대학=1969년 인천에 설립된 노동청 산하 중앙직업훈련원이 모태다. 이후 정부가 기능대학과 직업전문학교를 통합운영하기로 하면서 한국폴리텍대학이 탄생했다. 통합을 뜻하는 ‘Poly’와 기술을 뜻하는 ‘Technic’이 합쳐진 이름이다. 현재 우리나라 최대의 공공직업훈련을 담당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종합기술전문학교’라는 뜻으로 통용된다.

전국에 11개 대학, 38개 캠퍼스를 가지고 있다. 교육과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국을 7개 권역으로 묶어 놓았다. 대학 명에 붙어있는 로마자는 서울·경기북부지역(I),인천·경기남부지역(II),강원(III),대전·충청지역(IV),광주·전라지역(V),대구·경북지역(VI), 경남·부산·울산지역(VII)을 구분하여 표기한 것이다.

2년 학위과정, 1년/6개월 기능사과정, 기능장과정, 재직자 직무능력향상과정, 취약계층 교육과정 등 다양한 교육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아산캠퍼스는 2년 학위과정, 재직자 직무능력향상과정, 취약계층과정 등이 있다.
문의: URL:asan.ac.kr (041)539-9444~5


지난해 취임한 이배섭 학장 “졸업생 만족도 100%가 목표”

한국폴리텍대학 2년제 캠퍼스 26개 학교 중 아산캠퍼스가 2009년 2월 졸업생 취업률 1위를 차지한 데는 아산캠퍼스만의 차별화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해 아산캠퍼스 학장으로 부임해 학교에 새 바람을 불어 넣고 있는 이배섭 학장을 만났다.

-지난해와 올해 모두 3개 학과를 신설했다. 이유가 있나.

“지난해 자동차기계와 자동차금형과를, 올해는 산업설비자동화과를 신설했다. 지역의 산업체 현황을 분석해 보면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협력업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역에서 학생을 뽑고 우수 인력을 만들어 지역 업체에 취업시키는 것을 전략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학과를 신설했다.”

-학사운영 과정이 다른 대학과 좀 다른데.

“현장 실무 교육을 중요 시 하기 때문에 차별화 했다. 학교가 곧 산업현장이고 산업현장이 학교인 셈이다. 기업이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현장 적응 능력과 실무능력을 갖출 수 있는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학년별로 8주간 진행되는 사업체 현장실습를 별도로 운영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앞으로 계획을 말해달라.

“취업률 100%가 목표다. 더불어 졸업생들의 취업 만족도를 높이는 것도 과제다. 현재도 취업한 졸업생들의 이직률의 거의 없을 만큼 만족도가 높지만 나만의 기술을 가진 졸업생을 많이 배출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다.”

장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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