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100돌 … 그와 함께 차는 진화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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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아우디가 세계 최초로 윈드터널 테스트를 하는 모습上. 1980년 처음 선보인 아우디 콰트로中. 2009년 100주년을 맞아 선보인 뉴아우디 A5 스포츠백.

독일 고급차 브랜드인 아우디가 7월 16일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폴크스바겐 그룹의 핵심 브랜드로 벤츠·BMW와 경쟁하는 아우디는 세계 자동차 경기가 위축된 최근에도 적절한 신차 투입과 빼어난 디자인 등으로 판매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아우디라는 이름은 창업자인 아우구스트 호르히(August Horch) 박사의 성(Horch)에서 나왔다. 1899년 자신의 이름을 딴 자동차 회사 호르히를 설립했던 아우구스트 호르히는 내부 갈등으로 자신의 회사에서 물러난 뒤 1909년 새 회사를 만든다. 새 회사 이름도 호르히로 지었지만 기존 호르히사의 제소로 이름을 바꿔야 했다. 호르히는 자신의 성이 독일어로 ‘듣다(Listen 또는 hear)’를 어원으로 하는 것에 착안해 같은 뜻의 라틴어 아우디를 사명으로 택했다.

아우디는 이후 호르히·DKW·반데러 등과 합병, 아우토 유니온이라는 회사로 발전한다. 이때 네 회사의 합병을 기념해 동그라미 네 개를 겹쳐 만든 로고는 아직도 쓰이는 아우디의 상징이다. 2차 대전 이후 우여곡절을 거친 아우디는 1964년 폴크스바겐 그룹의 산하에 들어간다. 그 뒤 대중차인 폴크스바겐과는 차별화된 고급 브랜드로 지속적인 발전을 해 왔다.

아우디 브랜드를 널리 알린 것은 기계식 네 바퀴 구동장치인 ‘콰트로’다. 1980년 이 장치를 단 쿠페 승용차 ‘아우디 콰트로’가 큰 인기를 끌면서 네바퀴 굴림을 뜻하는 아우디의 등록상표가 됐다. 이 밖에도 아우디가 처음 적용했거나 크게 발전시킨 기술은 여러 가지다. 가볍고 강성이 뛰어나지만 가공이 어려운 알루미늄으로 차체를 만드는 기술, 가솔린 직분사 엔진의 개발과 적용, 디젤엔진을 채용한 R10 TDI 경주용차로 르망 24시간 경주 우승 등 다양한 기술을 만들거나 개선해 왔다. 사실 오늘날 대부분 국가에서 표준으로 쓰이는 왼쪽 스티어링 휠(핸들)을 장착한 승용차를 1921년 처음 선보인 것도 아우디다.

기술도 뛰어나지만 아우디의 이미지를 높여준 것은 디자인이다. 거의 모든 승용차에서 분리돼 있던 앞 부분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아래쪽 공기 흡입구(에어 인테이크) 등을 일체화 한 싱글 프레임 디자인이 대표적이다. 고효율·친환경 조명 기구인 발광 다이오드(LED) 조명을 과감하게 도입한 것도 아우디다.

아우디는 16일(현지시각) 독일 잉골슈타트 본사에서 열린 창립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뉴 아우디 A5 스포츠백’을 처음 공개했다. 다양한 디젤·휘발유 엔진을 장착했는데 이 중 신형 2.0 TDI 엔진은 최고 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35.7 kg·m의 성능에 19.2km/L(유럽 기준)의 연비를 자랑한다. 국내 출시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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